2040 청년들 우선순위는 ‘일’... 결혼·자녀는 후순위

우리나라 20∼40대 청년들이 남녀를 가리지 않고 결혼이나 자녀보다 일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우리나라 20∼40대 청년들은 결혼∙자녀가 아닌 일을 우선순위로 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6일 국민통합위원회가 발주한 2040 가족∙노동역할 태도와 실태 연구 보고서에는 20∼40대의 가족 및 노동역할 변화에 대한 인식 등을 조사한 결과가 실렸다. 이번 조사는 25∼44세 남녀 2690명을 대상으로 올해 1월31일부터 2월14일까지 온라인으로 이뤄졌다.

 

 청년기 삶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과업의 중요성에 대한 질문에 남녀 모두 일(38.1%)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여가∙자아실현 등 개인생활(23.1%), 연애∙결혼 등 파트너십(22%), 자녀(16.8%) 순이다.

 

 일 외 우선순위는 남녀가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일(38.6%), 파트너십(23.1%), 개인생활(21.7%), 자녀(16.6%) 순이었다. 반면 여성은 일(37.6%), 개인생활(24.5%), 파트너십(20.9%), 자녀(17%) 순이었다. 연령,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집단이 일을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했고, 자녀는 40대 초반 여성을 제외하고는 모든 연령대에서 응답률이 가장 낮았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자녀가 있는 집단도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0∼5세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우 일(30.6%)과 자녀(29.1%)의 응답률이 비등했지만, 같은 나이대 자녀가 있는 남성은 일(35.2%)이 자녀(25.6%)보다 중요하다고 보는 비율이 더 높았다.

 일의 의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78%는 ‘생계를 위해서는 일할 수밖에 없다’고 인식했다. ‘생계를 위해 돈을 버는 일은 최소한만 하고, 나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싶다’와 ‘안정된 일자리가 아니어도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문항에는 각 50.5%, 39.3%만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필요성에 대한 문항에는 여성이 80% 안팎의 높은 동의율을 보였고, 남성도 70%가량이 동의했다. 엄마의 일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문항에는 남녀 모두 크게 동의하지 않았다. 여성의 동의도는 영유아 자녀와 초등 자녀에 대해 각각 18.4%, 13.9%에 불과했고, 남성도 각각 22.6%, 18.3%로 낮았다.

 

 아울러 남성의 가사노동 참여와 양육 역할 참여와 관련된 문항들은 남성(약 70%)과 여성(약 80%) 모두 동의도가 높았다. 특히 맞벌이 부부 집단에선 남성이 가사와 돌봄에 상당히 참여했다.

 노동, 가사∙돌봄 참여 영역의 성 불평등 심각성 관련 질문에서 응답자들은 임신, 육아, 돌봄 등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80.2%)이 가장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보고서는 “여성의 노동역할 강화와 남성의 가족 참여 확대라는 성 역할 변화에 남녀 모두 높은 동의도를 보이는 만큼 이런 방향으로의 정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점”이라며 “전업주부를 전제하는 정책은 점차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므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기본으로 하는 정책적 지원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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