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 하는 가운데 건설업 관련 각종 지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6일 통계청 산업활동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건설업 생산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0.7% 줄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겹쳤던 1998년 3분기 24.2% 준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건설경기 부진은 점점 더 악화하고 있다. 건설기성은 지난해 2분기(-3.1%)부터 줄기 시작해 3분기(-9.1%), 4분기(-9.7%)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감소했다. 수주와 착공 부진 누적에 따른 영향이 본격화하고, 12·3 비상계엄 이후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신규 분양이 축소된 탓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앞으로도 건설업 경기 침체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건설기성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경상)는 올해 1분기에 1년 전보다 7.7% 줄어들며 지난해 1분기(-10.4%)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건설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중소 건설사들이 잇따라 쓰러지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KISCON)의 1분기(1∼3월) 건설업 등록 공고(변경, 정정, 철회 포함)에 따르면 1분기 기준 건설업 폐업 공고(일부 폐업·업종 전환 포함)는 올해 160건으로 2011년(164건) 이후 14년 만에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9.4% 증가했다. 4월까지 신동아건설∙삼부토건∙대우조선해양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50~200위권 중소 건설사 9곳이 잇달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지방 미분양 급증에 따른 공사 미수금 증가,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 경영여건이 급격히 악화한 탓이다.
반면 올해 1분기 종합건설업으로 등록한 업체는 131곳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1분기 기준으로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에 정보가 공개된 2004년 이후 최저치다.
건설업계의 현주소는 고용 지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이 얼마 전 발표한 올해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건설업 일자리는 1년 전보다 18만 5000명(-8.7%) 줄어들며 11개월 연속 감소 흐름을 이어갔다. 감소폭은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이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