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가 연금 책임진다…금투업계 서비스 경쟁 돌입

지난달 15일 FKI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M-ROBO’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연금마케팅부문 손수진 대표가 ‘연금 2.0 시대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퇴직연금 전용 로보어드바이저(RA)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3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약 426조원이다. 향후 퇴직연금 시장은 2037년 1000조원, 2055년 1858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자문·일임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금액은 2023년 말 1186억원에서 이달 중순 약 3700억원으로 급증했다. 퇴직연금 RA 시장이 점차 확대되면서 금융투자업계도 이에 발을 맞춰 관련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RA는 검증된 알고리즘을 통해 투자자 성향에 따른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자동 생성하고 그에 따라 개인형 퇴직연금(IRP) 적립금 운용을 지시하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IRP 가입자가 적립금 운용을 직접 지시해야 했으나, 최근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투자 일임업자의 로보어드바이저가 가입자를 대신해 운용을 지시하게 된다. 

 

먼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18일 국내 종합자산운용사 최초 RA 서비스 ‘M-ROBO’를 출시했다. 미래에셋에 따르면 M-ROBO는 위험 성향을 세분화해 총 12개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직군에 따라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준용 미래에셋 부회장은 “퇴직연금은 적립이 중심이 됐고 적립으로 경쟁해왔는데 운용은 궁극적으로 수익률”이라며 “수익률 관리를 M-ROBO를 통해 적극적으로 하면서 고객들 노후의 편안한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자산운용은 RA 전문운용사 쿼터백자산운용과 공동소유한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삼성증권을 통해 로보어드바이저 일임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난달 시작했다. 코스콤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검증된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자 성향에 따른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자동 생성한다. 삼성자산운용 측은 “그동안 축적해온 퇴직연금 운용 노하우, 마케팅 역량 등을 바탕으로 쿼터백자산운용과 협업해 RA 서비스를 더 많은 퇴직연금 고객들에게 안정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며 “투자자들에게 디지털 기반의 혁신적인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지난달 28일 퇴직연금 투자를 위한 RA 일임서비스를 선보였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운영하는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서 2022년 12월 11일부터 지난 25일까지 1년 4개월여간 누적 평균수익률 22.19%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상위 10개 알고리즘의 누적 평균 수익률이 31.93%로 타사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에서 검증 받은 36개의 알고리즘 중 16개 알고리즘을 선별 제공하며, 비대면 전용 플랫폼인 나무MTS를 시작으로 6월 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인 QV MTS까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15일 디셈버앤컴퍼니와 협력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 운용 서비스를 출시했다. 전세계 선별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방식으로 구성되며, 고객의 성향에 따라 총 9개의 RA 상품이 우선 제공될 예정이다. 향후 고객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상품 라인업은 지속 확대될 계획이다. 가입은 모바일 앱을 통해 간편하게 진행할 수 있다. 개인형 IRP 1계좌당 1계약, 연간 900만 원 한도 내에서 이용 가능하다. 24시간 비대면으로 가입이 가능해 고객의 편의성을 크게 높인 것이 특징이다.

 

미래에셋증권은 RA 일임형 서비스 출시에 앞서 금융당국에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고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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