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에서 수입한 부품으로 자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기업들의 부품 관세 부담을 2년간 한시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 정책이 후진을 거듭하면서 현대자동차∙기아는 물론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도 부담을 한결 덜게 될 전망이다.
지난 30일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에서 완성한 자동차 가격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서는 사실상 25%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자동차 제조사가 미국에서 조립한 자동차 가치의 15%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25% 관세를 1년간 부과하지 않고, 그다음 해에는 10%에 해당하는 부품에 대해 역시 해당 관세를 없애라고 지시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3일부터 수입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오는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으로도 관세 부과를 확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완성차 업체들은 미국에 완전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호소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업체들에 관세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대신 미국에 무엇을 줄 수 있는지 물었고, 미국과 외국의 자동차 업체들은 수만개의 일자리 창출과 생산 확대, 생산라인 증설, 신규 공장 등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부품 관세는 다른 품목별 관세와 중첩해서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별도 행정명령에서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한 관세, 알루미늄 관세, 철강 관세는 중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정 제품이 두 개 이상의 관세에 해당할 경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를 가장 우선해서 적용하고, 그다음 캐나다와 멕시코 관세를 적용하도록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부품 업계의 관세 부담을 낮추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와 완성차 업체들은 한숨 돌렸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이미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공장을 운영 중이어서 부품 관세 면제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일 대미 투자를 결정한 기업 수장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찬사와 격려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0여명의 글로벌 CEO와 만나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을 가장 먼저 거명해 감사하다는 뜻을 전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