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은행과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이 4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1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100조576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101조8154억원)보다 1조2385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저축은행 지난해 10월 103조5989억원을 기록한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지금 같은 흐름이면 100조원 밑으로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2021년 12월 이후 줄곧 100조원대를 유지했다가 지난해 7월(99조9128억원) 100조원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이 감소세를 기록한 것은 이자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통상 시중은행보다 0.5~1.0%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최근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면서 예금금리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0일 기준 저축은행 정기예금(12개월 만기 기준) 평균금리는 2.96%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2.15~2.73%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과거에 비교할 때 경쟁력이 떨어졌다.
일부 저축은행들은 금리를 올리면서 수신 경쟁력을 높이는 중이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번 인상으로 우대금리를 포함한 금리는 최고 연 3.2%로 올랐다. 수시입출금식통장(파킹통장)의 금리도 올라갔다. 키움저축은행은 파킹통장 금리를 인상하며 최고 연 2.85%를 내놨다. 예치금액 기준 1000만원 이하는 연 2.8%의 금리를 적용하며 1000만원을 넘거나 5000만원 이하일 경우 연 2.85%의 금리를 제공한다. 1년 만기 정기적금의 경우 6.50%의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저축은행도 있다.
다만, 저축은행들이 수신 유치를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현재 영업하기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조달 유인도 없는 상태다. 그러다 보니 저축은행들이 건전한 다운사이징을 하고 있다”면서 “현재 저축은행들이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조속한 부실 정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자산 규모가 낮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자산과 부채를 균형 있게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