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이 유심보호서비스로 정보 유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유심 무상 교체를 28일부터 시작하겠다고 공지했으나, 불안한 소비자들이 몰려 유심 대란이 현실화하자 SKT는 예약 서비스로 혼선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SKT는 28일 오전 10시부터 전국 2600여곳의 T월드 매장에서 희망하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유심 교체를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해킹 사실을 인지한 지난 18일 자정 이전 SKT에 가입된 소비자들이 대상이다.
SKT는 현재 약 100만개의 유심을 보유하고 있다. 다음달 말까지 약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다. 향후 가입자 수요에 따라 유심을 계속 마련하겠다는 설명이지만, 가입자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도심 곳곳 대리점에선 유심 교체를 원하는 가입자들이 긴 대기열을 형성했고, 수량이 조기 마감됐다.
SKT는 유심 교체 예약 시스템을 통해 불편을 해소한다는 복안이다. T월드 홈페이지나 앱을 통해 본인인증, 보안번호 입력, 희망매장 선택 등을 거쳐 신청 가능하다.
이날 유심 교체 예약 시스템에는 교체를 원하는 가입자들이 몰리며 한때 대기인원이 9만명까지 기록되기도 했다. 예약 신청이 완료되면 순차적으로 방문 날짜, 매장명, 매장 주소가 포함된 안내 문자를 발송되지만 이날 오전 신청 건의 경우에도 아직 문자가 도달하지 않은 상태다.
유심 무상 교체에 앞서 SKT는 전날 대고객 발표문을 통해 “유심보호서비스로 해킹 피해를 막을 수 있으니 믿고 가입해 달라”며 “향후 해당 서비스 가입자에 대한 유심 불법 복제 피해 사례가 발생하면 SKT가 100%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전날 오후 6시까지 SKT 전체 가입자(2300만명)의 24%인 554만명이 유심보호서비스에 가입한 상태다.
SKT는 또 “해외로 출국하는 SKT 로밍 이용자들을 위해 주요 공항 로밍센터에서도 유심 교체를 최대한 지원하겠다”며 “혹시라도 인파가 몰려 유심 교체를 받지 못하고 출국했다가 해외에서 유심 불법 복제 피해를 입을 경우, SKT가 책임지겠다”고 부연했다.
SKT에 따르면 유심보호서비스는 가입자의 유심 정보를 탈취·복제하더라도 타 기기에서 가입자 명의로 통신서비스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는 서비스다. SKT T월드 홈페이지·앱에서 간편하게 신청 가능하다. 다만 해외에서는 이용할 수 없다. SKT는 다음달 중 해외에서도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방침이다.
SKT는 “유심보호서비스와 더불어 비정상인증시도 차단(FDS) 강화 조치도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운영 중이고, 침해사고 이후 현재까지 피해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면서도 “유심 교체를 원하시는 가입자들을 위해 유심 교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