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리스크에 수출 적신호…韓, 위기 타개책 마련 고심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전경. 현대자동차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나라를 대상으로 무차별적 관세 전쟁에 나서면서 수출 비중이 큰 한국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이 일부 품목에 매긴 품목관세 조처 등으로 이달 대미 수출액이 10% 넘게 뒷걸음치는 등 관세 리스크에 따른 여파도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정부가 미국과 7월 패키지 합의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산업계 역시 현지 생산 확대 등 관세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고자 분주한 모습이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USTR)가 참석하는 2+2 통상 협의를 개최했다. 이들은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7월 8일까지 패키지 합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 측은 2+2 협의에서 미국의 주요 관심사인 무역·투자·조선·에너지 등과 관련한 한국의 협력 의지와 비전을 소개하고, 한국에 부과된 관세에 면제와 예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국 경제에 부정적 효과가 가장 큰 자동차 분야에 대해서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한미 양측은 이번 주부터 ▲ 관세·비관세 조치 ▲ 경제안보 ▲ 투자협력 ▲ 통화(환율)정책 등 4개 분야를 중심으로 본격 협의에 돌입한다. 미국은 그동안 무역장벽(NTE) 보고서 등을 통해 언급한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입 제한,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문제 및 약값 책정 정책까지 다양한 한국의 비관세 장벽을 문제삼고 협상 카드로 제시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 지난달 미국이 모든 철강·알루미늄 수입 제품에 부과하는 25%의 품목 관세를 맞은 데 이어 이달 초 대미 수출 주력품인 자동차에 대해서도 25%의 관세를 연이어 부과받았다. 이러한 영향으로 이달 1∼20일 중 대미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미 14.3%나 급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한국에 최종 상호관세율을 25%로 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산업계도 관세 리스크 속 현지 생산기지 구축, 생산국 변경, 가격 인상 등 생존을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준공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AM)의 생산 효율화를 통해 원가절감을 추진한다. 동시에 부품소싱과 물류 등을 포함한 미국 현지화 전략에 속도를 낸다. LG전자는 관세 인상 폭이 감내 수준 넘어설 경우 현지 가격 인상도 고려 중이다.

 

재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이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막후 실세로 언급되는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 일정에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오는 30일 방한해 10곳 이상의 재계 총수들  과 면담할 예정이다. 미국 사업 비중이 큰 반도체, 자동차, 에너지, 전자, 철강, 방산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총수들이 트럼프 주니어와의 소통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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