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당국 우리금융지주의 보험사 인수 관련 논의를 다음주로 연기했다.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다음주 초 세번째 안건심사소위원회를 개최하고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보험 인수·합병(M&A) 승인건에 대해 논의한다. 오는 28일 자본확충 관련 내용을 재점검하고 조건부 승인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달 27일과 이달 10일에도 두 차례에 걸쳐 안건소위를 열고 우리금융의 보험사 편입 안건을 논의한 바 있다. 금융당국이 안건소위를 반복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배경에는 이번 인수 건에 대해 보다 신중한 검토를 거치겠다는 입장이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중국 다자보험과 협상을 거쳐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각각 1조2840억 원, 2654억 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금융당국에 자회사 편입 승인을 신청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보험사 인수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자본확충이나 내부통제 개선 등 당국이 요구사항을 충족할 경우 조건부로 인수가 가능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2.13%로 전분기(11.95%) 대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13.51%), 신한금융(13.03%), 하나금융(13.13%) 등 경쟁 금융지주사에 비해선 낮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2%는 넘긴 상태다. 우리금융은 CET1비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보유 중인 유휴부동산 매각에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를 완료하면 은행에 편중된 수익 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리금융은 주요 금융그룹 중 은행 의존도가 90%에 달해 가장 높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조 860억원이며, 은행이 3조 39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인수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의 지난해 합산 당기순이익은 4153억원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