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전통사찰은 6곳이었지만, 이 중 화재보험에 가입된 곳은 1곳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북 산불로 6곳의 전통사찰이 피해를 입었다.
이 중 천년고찰 고운사(경북 의성군)는 국가지정 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가운루와 연수전을 포함해 25동이 전소됐고, 용담사(경북 안동시)는 금정암 3동과 선원이 전소되고 무량전이 일부 소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운람사, 만장사, 보광사, 수정사가 막대를 피해를 입은 가운데 피해 사찰 중 화재보험에 가입된 곳을 보광사 1곳뿐이었다.
2020년부터 올 3월까지 화재로 인한 전통사찰 피해 발생 건수는 총 12건이었다. 이 중 화재보험에 가입된 곳은 용주사(경기 화성시), 내장사(전북 정읍시), 칠장사(경기 안성시), 증심사(광주 동구) 4곳에 불과했다.
화재로 인한 사찰 목조문화재 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화재보험 가입률은 저조한 상황이다.
국가유산청 ‘2024년 목조 문화유산 화재보험 가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국보나 보물로 지정된 사찰 목조문화재 총 129곳 중 화재보험에 가입된 곳은 45곳, 가입되지 않은 곳은 84곳으로 미가입률이 65.1%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유재산법상 국·공유 문화유산은 의무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해야 하지만 대다수 전통사찰 목조문화재는 개별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해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전통사찰의 문화재적 가치가 반영될 경우 보험료가 높게 책정돼 사찰 재정만으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데다 보험사들은 화재 위험도가 크다는 이유로 보험 취급을 꺼리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전통사찰의 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해 전통사찰의 화재보험 가입 비용을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 의원은 “전통사찰의 화재피해가 계속되고 있지만 보험사들이 취급을 꺼려해 피해구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전통사찰은 역사적 의의를 지닌 민족문화 유산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특수건물 보험 공동인수’ 제도를 활용해 보험사의 위험을 분산시키고 화재보험 비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