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가 이르면 이달 30일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안건을 결론 내릴 전망이다. 금융위가 인수 안건을 통과하면 우리금융은 보험사 자회사를 바탕으로 시니어 사업 확대에 나서 한층 다변화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된다.
14일 금융위는 설명자료를 통해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보험 자회사 편입 승인에 대해서는 현재 금융위 안건심사소위에서 논의 중이다”며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를 포함한 금융위의 결정 시기 등은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과 지난 10일 두 차례에 걸쳐 금융위 안건소위에서 우리금융지주의 동양·ABL생명보험 인수·합병(M&A) 승인건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안건소위에서는 우리금융의 개선 사항과 관련해 확인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ABL생명보험 M&A는 매월 두 차례 열리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결정된다. 이 정례회의에 안건이 올라가려면 안건소위의 사전 검토를 거쳐야 한다. 지난 10일 개최한 안건소위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 만큼 이르면 2주 후인 오는 24일 다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 회의에서 위원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30일 개최되는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지주의 자회사 편입 심사가 통과하려면 경영실태평가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다만 등급에 미달하더라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정리 등 예외 조건을 충족할 수 있고 금융위가 인정하는 경우 경영상태가 건전한 것으로 판단한다는 예외를 두고 있다. 우리금융은 최근 금융감독원 정기검사에서 3등급을 받으면서 보험사 인수에 적신호가 켜졌다. 다만 업계에선 금융위가 조건부 승인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오는 8월까지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약 155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반환해야 한다. 또한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자회사 포트폴리오가 다양하지 않은 점도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인 배경이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높이고 이사회 내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자본 확충과 내부통제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금융이 이달 말 금융위의 승인을 받으면 지난해 8월 1조5500억원에 동양·ABL생명 인수에 나선 지 7개월 만에 인수를 마무리하게 된다.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성공하면 전보다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로 4대 금융지주로서의 경쟁력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 자회사를 통해 요양·퇴직연금 등 시니어 사업을 확대할 동력도 마련하게 된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보험사 인수의 경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조건부 승인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비은행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도 “우리금융 지주회사 출범 이후 M&A를 통한 향후 성장 및 수익 확대가 기대된다”면서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으로 향후 건전성 대응 능력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도 유효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