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픽업트럭의 중간 어디쯤?’
KG모빌리티의 새로운 픽업트럭 무쏘 EV를 타보고 든 생각이다. 무쏘 EV는 패밀리카로도 손색없는 면면을 갖춰 ‘투박한 차’라는 픽업트럭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다.
기자는 얼마 전 서울 강남구에서 양평 양수리까지 약 65㎞ 구간을 왕복하며 무쏘 EV의 매력을 직접 느껴봤다.
무쏘 EV의 첫인상은 강하면서도 부드러웠다. 픽업답게 강인하면서도 전기차다운 모던한 외관 디자인이 돋보였다. 전면에서 보면 액티언이나 토레스와 닮은 SUV 같았다. 옆모습은 시원하게 뻗은 캐릭터 라인으로 역동성이 느껴졌다.

내부는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2열 공간이 인상적이었다. 보통 픽업은 2열이 좁고 불편해 패밀리카로는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무쏘 EV는 중형 SUV 이상의 편안함과 넉넉한 공간성을 제공한다.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이상 수준인 850mm의 커플 디스턴스를 확보해 여유로운 레그룸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2열 80mm 슬라이딩 및 32도 리클라이닝 기능이 장착돼 장거리 가족여행도 무리 없어 보였다.

1열에서는 12.3인치 크기 스크린 2개가 나란히 붙은 파노라마 와이드 스크린이 눈에 들어왔다. 수평형 센터페시아에는 비상등과 기어 조작 버튼만 남기고 물리버튼을 없애 깔끔했다. 다만 드라이브 모드 물리버튼이 없어서 주행 중 변경이 어렵다는 점은 아쉬웠다. 성능이 떨어지는 KGM 링크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주행성능은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전기차 특유의 치고 나가는 주행감이 느껴졌다. 시승한 이륜구동(2WD) 모델은 152.2㎾의 전륜 구동 모터와 감속기로 최고출력 207마력, 최대토크 34.6kgf·m를 낸다.

자동차관리법상 화물차로 분류되는 픽업인 만큼 승차감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여느 SUV 못지않은 부드러운 주행 질감으로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었다.
정숙성도 픽업에서 기대한 것 이상으로 뛰어났다. 무쏘 EV에는 각 필러(창문 옆 기둥)에 발포 패드 흡음재가 최대로 적용됐고, 하부와 루프에도 노면 및 빗소리 차단 장치가 적용됐다.

픽업트럭의 상징인 데크 공간도 충실했다. 최대 500㎏까지 적재할 수 있어 업무용으로 이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캠핑 장비, 서핑보드, 바이크 등 레저활동에 필요한 장비도 여유롭게 실을 수 있다. 특히 데크 스타일을 높이기 위해 데크톱, 롤바, 데크 슬라이딩 커버가 신규 적용됐고, 다양한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어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배터리 효율성은 공식 스펙보다 우수했다. KGM에서 밝힌 무쏘 EV의 복합 전비는 킬로와트시(㎾h)당 4.2㎞다. 하지만 이날 기자가 주행했을 때 전비는 ㎾h당 6㎞ 내외를 기록했다. 배터리는 10% 정도 소모됐다. 단 주행 습관이나 환경에 따라서 주행거리가 달라질 수 있고, 픽업트럭인 만큼 데크에 화물을 실으면 전비가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