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여년 역사의 서울 명동 옛 제일은행 본점이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로 새롭게 태어났다.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역사·문화·쇼핑이 결합된 복합 공간 더 헤리티지 개관과 함께 국내 최고의 럭셔리 랜드마크로 거듭난다고 9일 밝혔다.
더 헤리티지로 새롭게 태어난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은 1935년 준공돼 조선저축은행(제일은행 전신) 본점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건축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89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71호로 지정됐다. 한국산 화강석을 사용해 마감한 네오 바로크 양식의 건물로 한국 전쟁 때도 큰 피해를 입지 않아 준공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방 후 제일은행 본점으로 쓰이다 2015년 신세계에 매각됐다.
신세계는 이후 10년간 보존과 복원에 공을 들였다. 30여차례 이상의 국가유산위원회위원들의 자문을 통해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1935년 준공 당시와 90%가량 동일한 수준까지 복원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는 더 헤리티지 개관에 맞춰 신세계백화점의 역사가 태동한 본관을 ‘더 리저브’로, 2005년 개관한 신관을 ‘디 에스테이트’로 새롭게 명명한다. 지난달 선보인 디 에스테이트, 이번에 공개한 더 헤리티지에 이어 더 리저브도 새 단장을 거쳐 올 하반기 오픈 예정이다.
더 헤리티지는 신세계의 감각으로 재해석한 럭셔리 콘텐츠로 가득 채워졌다.
1층과 2층에는 하이엔드 럭셔리 브랜드 샤넬이 문을 연다. 샤넬 매장은 샤넬과 오랜 기간 협력해온 피터 마리노가 설계를 맡았다. 더 헤리티지의 역사적인 건축 요소를 보존하면서 샤넬 하우스의 코드, 파리의 세련미, 장인 정신, 과감한 현대적 요소를 조화롭게 담아냈다. 샤넬의 다양한 럭셔리 라인업과 함께 70여점 이상의 예술 작품, 오브제, 가구가 전시돼 있다.
건축학적 보전 가치가 가장 높은 4층에는 대한민국 유통의 발자취를 담은 역사관과 고품격 미술품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마련된다.
5층에는 한국적인 것을 체험할 수 있는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가 들어선다. 전시는 물론 원데이 클래스, 전문가들의 강연, 워크샵 등이 주기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신세계 한식연구소에서 한국의 디저트를 연구해 직접 개발한 메뉴를 소개하는 디저트 살롱과 옥상 정원 등도 조성돼 모두에게 개방된다.
지하 1층에는 한국의 헤티리지를 선물할 수 있는 공예 기프트샵이 마련됐다.
신세계는 또한 보다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블랙 다이아몬드 등급 이상의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더 헤리티지 발렛 라운지’를 신설했다. 디 에스테이트에 신설된 ‘퍼스트 프라임 라운지’, 더 리저브에 새단장해 오픈할 ‘트리니티 라운지’와 함께 격조 높은 VIP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지리적 이점과 대대적인 리뉴얼을 통해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본점의 전년대비 외국인 구매 고객 증가율은 2022년 241%, 2023년 514%, 지난해 458%로 나타났다.
앞으로 디 에스테이트의 잔여 공간과 더 리저브의 리뉴얼을 마치게 되면 강남점에 비견되는 국내 최고 수준의 브랜드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박주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신세계의 모든 역량과 진심을 담아 더 헤리티지를 개관했다”며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관광의 즐거움과 쇼핑의 설렘, 문화의 깊이까지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