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의친구들’이 최근 경북 안동시의 산불 피해 지역에서 진행한 동물 구조 및 구호 활동을 통해 187마리를 구조했다고 7일 밝혔다.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도로시지켜줄개, 코리안독스, KK9레스큐, TBT레스큐 등 동물보호단체가 루시의친구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안동에서 산불로 고통 받은 동물들을 위해 발로 뛰었다.
루시의친구들은 산불 직후 긴급 현장 대응팀을 꾸려 안동에 동물긴급진료소를 마련해 구조-응급치료-전문병원 이송 혹은 돌봄 활동을 펼쳤다. 아울러 농림축산식품부, 경북도, 안동시와 공동으로 종합합동상황실 내 동물복지상황실을 최초로 설치·운영하며 민관 협업의 대표 사례를 만들었다. 동물보호단체와 행정기관 간 핫라인도 개설해 실시간 구조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이번 활동에는 약 100명 수의료진, 200명이 넘는 자원봉사자, 20개 이상 기업이 힘을 보탰다. 국경없는수의사회, 경기도수의사회, 대한수의사회, 버려진동물을위한수의사회, 서울시수의사회, 한국피부임상학회 등 수의계의 현장 진료와 자문 및 지원이 있었고, 40곳에 달하는 대학 동물병원과 24시 동물의료센터도 입원 및 중증외상 치료에 적극 협력했다.
약 300명 시민이 온라인으로 구조가 필요한 동물을 제보했고, 자원봉사자들은 수색, 이송, 진료보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헌신했다. 정부는 응급 처치에 필요한 약품을 지원했다.
루시의친구들 측은 “민·관·전문가·시민이 신속하게 협력하며 현장 중심의 실천 모델을 구축했다”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재난 대응에서의 동물 보호에 대한 주도권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루시의 친구들은 지역 복구 단계에서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마당개 중성화 및 방사 후 청정지역 조성, 사육 환경 개선, 동물등록 확대, 길고양이 급식소 및 중성화 지원 등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이번 산불 대응을 계기로 재난 시 동물도 함께 대피할 수 있는 ‘반려동물 동반피난법’ 제정을 공식 촉구하고 있다. 관련 입법을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에 이날까지 2000명 이상 시민이 참여했다.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동물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라는 사회적 목소리인 셈이다.
루시의친구들 관계자는 “재난 시 공동체의 일원인 동물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선택이 아닌 국가의 의무”라며 “반려동물 동반 대피 제도, 재난대응 동물보호 매뉴얼 마련, 반려동물 동반피난법 제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 루시의친구들 협력병원(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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