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한국 정부가 대규모 무기 수입시 기술이전 등을 요구하는 ‘절충교역’과 미국산 소고기 수입 월령제한 등을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간주하며 사실상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상호관세 발표를 하루 앞둔 시점에서 나온 내용이라 한국 정부가 느끼는 압박감이 적지 않다.
USTR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2025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 한국 항목에서 “한국 정부는 국방 절충교역 프로그램을 통해 외국 방위 기술보다 국내 기술 및 제품을 우선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계약 가치가 1000만 달러(약 147억원)를 초과할 경우 외국 계약자에게 절충교역 의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NTE 보고서에 한국의 절충교역 관련 언급이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절충교역은 외국에서 1000만 달러 이상의 무기나 군수품, 용역 등을 살 때 반대급부로 계약 상대방으로부터 기술이전이나 부품 제작·수출, 군수지원 등을 받아내는 교역 방식을 뜻한다. 미국 방산업체가 한국에 무기를 판매할 때 절충교역 지침 탓에 기술이전 등을 요구하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지적으로 보인다.
또 보고서는 한국이 월령 30개월 미만 소에서 나온 고기만 수입한 걸 두고도 비판적으로 기술했다. 소고기 수입 원령제한은 2008년 한미간 소고기 시장 개방 합의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달 미국 전국소고기협회(NCBA)는 이를 해제해달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전자 상거래 및 디지털 무역 장벽, 투자 장벽 등도 거론했다. 보고서는 해외 콘텐츠 공급자가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ISP)에게 네트워크 망사용료를 내도록 하는 다수의 법안이 한국 국회에 제출됐다면서 일부 한국의 ISP는 콘텐츠 공급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콘텐츠 제공업자들의 비용 납부는 한국 경쟁자를 이롭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망사용료 부과 시 한국의 인터넷 서비스 공급자의 독과점이 강화돼 반(反)경쟁적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투자 관련 무역장벽으로 ▲ 지상파 방송에 대한 외국인 출자 금지 ▲ 케이블·위성방송 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 제한 ▲ 육류 도매업 등에 대한 투자 제한 등을 거론했다.
USTR이 이번 보고서에 지적한 한국의 무역장벽은 과거에도 자주 제기해온 사안이지만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각국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감안한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무역장벽을 세운 국가에 그에 상응하는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라 그 의미가 더 크다. USTR은 매년 미국 수출업자가 직면한 무역장벽과 이런 장벽을 줄이기 위한 USTR의 노력을 기재한 보고서를 3월 31일까지 대통령과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