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과 美 관세 영향...환율 1500원 공포 엄습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66.5원)보다 6.4원 오른 1472.9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와 함께 탄핵정국 장기화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고 있다. 1460원 선이 굳어진 환율은 1500원을 넘길 수 있다는 공포가 엄습했다.

 

31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72.9원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로써 올해 1분기 평균 환율은 1450원을 넘게 됐다. 이는 외환위기였던 1998년 1분기(1596.9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국 불안 여파로 원화 가치는 떨어졌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원화 가치 하락이 두드러졌다. 원화 약세가 나타나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미·중 간 관세 협상 과정에서 양국의 성장 및 통화정책 차별화가 부각되는 경우 미 달러화 강세 및 위안화 약세 등을 통해 국내 외환·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중간 무역 갈등이 격화된다면 달러화 강세와 위안화 약세가 심화될 수 있다”면서 “원화 가치가 달러화뿐 아니라 위안화 가치 변동에도 크게 영향받는 점을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월에도 단기적으로 환율 상방 압력을 자극하는 이벤트가 다수 있다. 대외적으로는 2일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선언한 상호관세 및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가 예정됐다. 실제 관세 부과 여부 및 향후 협상 가능성을 두고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늦게 해소된 점도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25일 윤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을 종결한 후 거의 매일 평의를 열어 사건을 심리했다. 하지만 한 달 넘게 선고일을 지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윤 대통령 탄핵이 기각되면 환율이 1500원대로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대체로 올해 말에는 점차 하향 곡선을 그린다는 것이 대부분의 시각이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탄핵 정국이 일단락되면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일시적인 환율 하락이 동반될 수 있다”면서도 “문제는 수급이다.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시점이 지나도 수급 부담이 해결되지 않는 한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은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위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은 탄핵 결과에 따라 4월 초 해소되겠으나 수급 부담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라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연간 원·달러 환율 전망치 하단을 기존 1360원에서 1380원, 상단을 1470원에서 1500원으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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