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3년 역사의 동아제약은 지난해 1월 펫 브랜드 벳플(Vetple)을 론칭했다. 2010년대부터 반려동물 양육인구가 지속 증가하며 반려견·반려묘용 의약품과 영양제를 향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이미 펫 시장에 뛰어든 제약사가 적잖이 존재하는 시기였다. 다만 벳플이 탄생하기 전까지 몸과 마음의 균형 있는 건강을 추구한 곳은 없었다. 다시 말해, 벳플이 출범과 동시에 출시한 영양제 6종은 국내 최초의 마인드풀 펫케어 영양제였다.
최근 서울 동대문구 동아제약 본사에서 만난 벳플의 리더 권민정 생활건강사업부 브랜드전략팀 브랜드매니저(BM)는 “론칭은 지난해 초였지만 준비는 그보다 1년 전 돌입했다. 기획 과정부터 반려동물의 정신 건강에 초점을 맞췄다. 강아지는 분리불안, 고양이는 영역동물 특성에 따른 스트레스를 겪는다”며 “출장차 방문한 독일, 미국에서 반려동물의 정신 건강을 위한 제품 코너가 따로 마련된 걸 봤다. 반려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도 꼭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준비 과정을 회상했다

◆ ‘휴먼그레이드’ 원료를 ‘펫그레이드’ 함량으로
기획 이후 벳플팀과 동아제약 학술지원팀·연구팀·수의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제품 개발에 나섰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를 억제하는 프랑스산 락티움, 네덜란드산 치커리뿌리, 이탈리아산 베리, 글루코사민, L-테아닌 같은 사람용으로도 유명한 입증된 원료를 사용했다. 면역 증진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동아제약만의 특허출원 복합원료(이뮤노힐)도 전 제품에 함유했다.
원료만큼 함량과 배합에도 신경을 쏟았다. 반려동물 체내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여러 제품을 교차 복용해도 문제가 없도록 만들었다. 권 BM은 “휴먼그레이드(Human Grade) 원료를 펫그레이드(Pet-grade)에 맞는 함량으로 배합한 뒤 사람용 건강기능식품과 동일한 수준의 안정성 테스트를 거쳐 탄생한 제품”이라며 “국내 대표 제약사의 브랜드이기에 원료 수급과 제작 과정에서 차별성을 가진다”고 자부했다.

벳플 모든 제품에는 어떤 기능성 원료가 얼마나 함유됐는지 표기되어 있다. 법률상 반려동물 영양제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함량을 표기할 의무도 없다. 이에 기능성 원료를 소량만 첨가하고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한 시중 제품들도 있지만, 벳플은 주요 원료를 ㎎ 단위로 명시했다. 권 BM은 “우리는 자신이 있으니까 투명하게 공개한다. 치밀한 설계에 대한 자부심”이라며 “한 포에 필요한 함량을 다 넣었다”고 강조했다.
◆ 수차례 테스트로 기호성↑… 멘털케어 선구 자부심
제 아무리 좋은 약이어도 안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없다. 그래서 펫 영양제는 기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권 BM은 “억지로 먹이려고 하면 그것도 반려동물에게 스트레스”라며 “국내산 닭고기, 연어 등 질 좋은 베이스 육류는 물론 향, 물성, 제형에 신경을 쏟았다”고 말했다.
개발 과정에서 동아제약 임직원의 반려견·반려묘 약 40마리를 대상으로 기호성 테스트를 수차례 진행했다. 처음엔 강아지의 70%, 고양이의 40%가 먹었는데 1년간 최적의 맛과 향, 물성을 연구한 끝에 강아지 90%, 고양이 70%까지 끌어올렸다. 제형은 강아지용은 저키, 고양이용은 짜 먹는 스틱으로 정해 익숙한 간식처럼 느끼도록 했다.


철저한 준비 덕분에 벳플 영양제 6종은 출시 1년여 만에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특히 카밍츄는 ‘분리불안 구원템’이라는 애칭도 생겼다. 권 BM은 “국내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분야에 뛰어든 도전이었던 만큼 두려움도 분명 있었다”며 “우리 제품이 나온 뒤 정신 건강 영양제가 연이어 출시되는 것을 보면 뿌듯하다. 국내 반려인들에게 강아지와 고양이의 멘털 관리 중요성을 알린 것에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 반려인만 아는 디테일… “우리 댕냥이도 고객이랍니다!”
벳플 구성원은 모두가 반려인이다. 기호성 테스트에 참여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등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신문지를 재활용한 제품 케이스를 노즈워크 장난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마케팅도 팀원들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권 BM은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다들 공감할 텐데 강아지들은 보통 다 쓴 휴지심을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한다. 우리 제품 케이스도 그렇더라. 친환경 소재로 만든 거라 물고 뜯고 놀아도 걱정 없다”고 말했다. 케이스에 두른 띠지의 색깔 역시 적록색약인 개와 고양이에게 잘 보이는 컬러를 택해 ‘저건 내 것’이라고 인식하도록 배려했다.

권 BM은 “우리가 만든 영양제를 우리집 강아지와 고양이에게도 먹이고 있다”며 “반려동물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령 질환으로 고생하는 강아지와 고양이도 많아졌다. 사람도 평균 수명이 늘면서 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예방을 위해서는 7살 전후부터는 영양제를 급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벳플은 수익금 일부를 지역 유기동물 보호단체(발라당)에 기부한다. 지난해 2000만원에 더해 제품도 전달했다. 보호소의 동물은 특히나 정신 건강관리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기부 외에도 2년 전부터 사내 모임 ‘동아 펫트너’ 회원들이 매달 보호소를 방문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구강과 장 건강 한 번에 케어할 수 있는 신제품 “락토덴탈”
벳플은 지난달 27일 신제품 ‘락토덴탈’을 출시했다. 구강과 장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듀얼케어 제품이다.

반려인 중 반려동물의 이빨을 닦아주는 비율은 전체의 20~30% 밖에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다. 그렇다보니 반려견·반려묘는 구강 건강관리가 어렵다. 더욱이 개와 강아지의 구강은 사람과 달리 알칼리성이라 치주염과 구내염에 걸리기 쉽다. 이는 치석, 입냄새의 원인이 된다. 스케일링은 전신마취가 부담된다.
권 BM은 “이번 신제품은 입 속 마이크로바이옴 균형을 통해 전신의 건강까지 케어할 수 있는 영양제”라며 “앞으로 피부 관리 등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헬스케어 전반을 아우르는 제품군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