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권 덮친 ‘최악의 산불’…피해 규모도 ‘역대급’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노물리 마을이 산불로 전소돼 폐허로 변했다. 경북 의성 등지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면서 40여명의 인명 피해를 비롯해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뉴시스

 

 역대 최악의 산불이 경상도를 집어삼켰다. 경북 의성 등지에서 시작된 산불은 강풍을 타고 경남 산청·하동까지 빠르게 확산됐다. 엿새째 이어진 초대형 산불에 40명 이상이 죽거나 다치는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로 이날 오후 4시 기준 소방 헬기 조종사를 포함해 2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확인된 부상자도 19명(중상 6명·경상 13명)에 이른다. 사망·실종자 중 19명은 모두 지난 25일 오후 안동·영양·청송·영덕에서 발생했다. 현장의 급박한 상황 때문에 피해 현황 파악이 늦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사망·부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는 지역은 ▲경남 산청·하동 ▲경북 의성·안동 ▲울산 울주 온양·언양 등 모두 6개 지역으로, 1만 7534㏊ 규모 산림이 산불영향구역 안에 있다. 경북 의성·안동(1만 5158㏊)이 가장 피해가 크고 경남 산청·하동(1685㏊)의 불길도 여전히 잡히지 않았다. 울산 울주 온양(494㏊)도 피해가 컸다. 울산 울주 언양(61㏊)과 경남 김해(97ha), 충북 옥천(39.6ha)은 주불 진화가 완료된 상태다.

 

 이번 산불은 피해 규모에서 2000년 4월 강릉·동해·삼척·고성 산불(2만3913㏊), 2022년 3월 경북 울진·강원 강릉·동해·삼척 산불(2만523㏊)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것으로 파악된다. 경북 의성 산불은 단일 지역 산불 규모로는 역대 최악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산불의 영향구역(1만7534㏊)은 여의도 면적(290㏊)의 60배에 달하고 0.7㏊인 국제규격 축구장 2만5000여개 크기에 맞먹는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 예방 관련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뒤 발표한 대국민담화에서 “이제까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산불 피해가 우려되기에 이번주 남은 기간은 산불 진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정부는 무엇보다 산불 진화를 최우선으로 가용한 인력·장비를 총동원해 산불 확산의 고리를 단절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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