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펫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분야는 반려동물을 위한 영양제로, 대웅제약 동아제약 유한양행 광동제약 일동제약 등이 이미 진출했고, 최근 유유제약과 조아제약이 합류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은 기존 사람용 제품으로 얻은 인지도를 활용하는 동시에 반려견·반려묘 영양제라는 특성도 살린 네이밍 및 디자인으로 반려가족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대중성과 전문성, 두 토끼를 잡은 셈이다.
대웅제약의 자회사 대웅펫은 모회사의 시그너처 제품명 뒤에 ‘펫’을 붙이는 방식을 택했다. 영양제 임팩타민펫과 소화보조제 베아제펫이 대표적이다. 패키지 디자인도 비슷하게 적용해 사람이 먹을 때처럼 믿고 급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간 건강 동물용의약품 UDCA정의 경우 당초 우루사펫이라는 제품명으로 준비됐으나 동물병원에서만 처방·제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 성분명으로 출시됐다.
광동제약은 자양강장제 일반의약품 브랜드 경옥고에 개 견(犬)을 합성한 견옥고라는 이름으로 강아지용 제품을 내고 있다. 관절, 위, 장, 면역, 피부 등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5종을 구성했다. 또한 경옥고처럼 검은색과 금색 바탕에 전통적인 서체를 활용한 패키지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특히 견옥고 본 스틱형은 경옥고 제품과 내부 포장도 매우 흡사하다.

유유제약은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의 정관 변경을 통해 동물의약품 사업에 본격 돌입한다. 반려동물용 비타민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인 유유제약은 이미 상표등록을 출원했다. ‘멍판씨’와 ‘냥판씨’로 자사의 유명 비타민제 유판씨에 강아지와 고양이 소리를 붙인 네이밍이다. 유유제약은 전문성 강화를 위해 최강석 서울대 수의과대학 질병진단센터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조아제약도 올해 중으로 동물용 의약품 출시를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정관 내 사업 목적을 추가한 데 이어 ‘잘크고’, ‘잘크개’, ‘잘크묘’, ‘잘크견’ 등 관련 상표를 등록했다. 조아제약의 어린이 영양음료 베스트셀러인 잘크톤에서 따온 이름이다. 19년 전, 잘 크게 만드는 토닉이라는 의미로 작명된 제품명이 펫 시대를 맞아 오마주된 셈이다.
업계 전문가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주요 제약사들이 펫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제약사들은 전통적으로 제품 네이밍에 공을 들여왔다. 한 번 듣고도 대충 무슨 약인지 알 수 있는 직관성을 중시하는 편인데, 펫 영양제의 경우 각자 인기제품의 이름을 활용하는 식으로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