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청년리포트] 청년층 취업률 악화...경력직 채용 증가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채용 게시판에 관련 공고가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고용시장에서 청년들의 입지는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월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787만8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만5000명이 늘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 청년층의 취업률 감소가 눈에 띈다. 지난 1월 20대 취업자 수는 20만5000명이 감소했다. 30대에서는 9만8000명이 증가했으나 20대 감소 폭이 더욱 컸다.

 

청년층 취업률 감소에는 최근 경력 채용 선호 현상이 영향을 끼쳤다. 상대적으로 경력이 적은 20대에게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공미숙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19 이후 청년층 고용률이 올라갔지만 최근 다시 꺾이는 추세”라며 “경력 채용 추세가 청년들의 취업에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에서도 경력직 선호 현상이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상위 500대 기업(126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상반기 주요 대기업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졸 신규 입사자 중 28.9%는 경력이 있는 ‘중고 신입’이었다. 2023년 대졸 신규 입사자 중 중고 신입의 비중(25.7%)보다 3.2%포인트 올랐다.

 

올해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인원 중 경력직 비중은 평균 31.2%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경력직 비중이 50% 이상인 기업도 23.8%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8.1%에서 15.7%포인트나 급증했다.

 

박용민 한경협 경제조사팀장은 “경기가 둔화하고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신속히 성과를 낼 수 있는 실무 경험을 가진 인재를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채용 전반에서 다소 경력 있는 인재를 우대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분위기와 함께 공공기관·대형 사업체 등 선호도가 높은 일자리에서 채용이 부진하면서 구직 의지가 꺾인 ‘쉬었음’ 청년들도 늘어나고 있다. ‘쉬었음’은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가 없음에도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그냥 쉰다”고 답한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지난해 쉬었음 청년은 전년보다 2만1000명 늘어난 42만1000명이었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시작된 2020년(44만8000명)을 제외하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청년들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쉬었음 청년이 늘고 있는 것은 그만큼 구직 의욕 저하가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고용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쉬었음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 10명 중 4명이 ‘적합한 일자리 부족’으로 쉬게 됐다는 결과가 나왔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청년들의 구직 의욕을 꺾는 요인으로 파악된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