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 가격이 폭등하면서 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투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증권사 계좌만 있으면 주식처럼 편하게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금 ETF 순자산 규모는 1년 사이 4배 가까이 커졌으며 수익률도 껑충 뛰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금 관련 ETF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 14일 종가 기준 1조3382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순 자산 3400억원 규모의 4배 수준이다. 대표적인 금 관련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KRX금현물’·‘ACE 골드선물레버리지(합성H)’, 삼성자산운용 ‘KODEX골드선물(H)’,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골드선물(H)‘·‘TIGER 금은선물(H)’, NH아문디자산운용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 등 총 6종이 있다. 한국거래소가 산출·발표하는 KRX 금현물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금 ETF 중 순자산이 가장 큰 ACE KRX금현물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지난 2021년 12월 선보인 국내 자산운용사 중 최초이자 유일한 금 현물 투자형 상품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KRX금현물 ETF의 순자산액은 13일 종가 기준 1조42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최근 한 달 및 1년 수익률은 각각 17.74%와 75.61%로 나타났다. 12일에는 전체 ETF 시장에서 개인투자자 순매수액 120억4750만원으로 1위를 하기도 했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70% 한도로 투자가 가능하고, 장기 투자 시 세액 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ACE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H)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1.67%로 나타났고, 금 선물 ETF 상품인 TIGER 금은선물(H)는 5.57%, KODEX골드선물(H) 5.97%, TIGER 골드선물(H) 5.95%로 모두 6%에 가까운 수익률을 내고 있다. 글로벌 금 채굴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글로벌 금광업에 투자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금 채굴 상품으로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2.40%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해외시장에 상장한 금 관련 ETF도 12종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금융기관이 운용하는 금 ETF 시장의 규모는 늘어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대표 해외 금 ETF인 ‘Global X Physical Gold’는 지난 7일 기준 순자산은 25억2200만달러(약 3조6633억원)으로 1년 전보다 약 40% 증가했다. 2003년 세계 최초로 출시된 금 ETF로 호주에 상장됐으며, 최근 한 달 수익률은 8.18%, 1년 수익률은 48.79%에 이른다.
금 ETF는 크게 현물형과 선물형으로 나뉘며 선물 금 ETF는 파생금융상품인 금 선물(future)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통상 수익률이 현물형보다 높다. 단 롤오버 비용(선물이 현물보다 비싸질 때 발생하는 비용) 등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특성이 많아 투자 초심자들에게는 장벽이 높은 편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포트폴리오 다변화 관점에서 금 ETF를 담고 싶으면 통상 롤오버 등의 비용 부담이 없는 현물형 ETF를 더 추천한다. 수익과 리스크를 다 염두에 둔다면 선물형을 택하면 된다”며 “다만 국내 금 시세가 국제 금 시세 대비 높게 형성돼 있는 만큼 조정 국면에서 큰 폭의 가격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관련 ETF 상품 투자 시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