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 본격화…농협은행도 최대 0.6%p↓

뉴시스

 NH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정치권에 이어 금융당국까지 은행권의 가산금리가 인하할 시점이라는 뜻을 밝히면서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가 점차 본격화할 전망이다. 다만 가산금리는 은행별 경영 전략에 맞춰 결정되기 때문에 이러한 압박이 은행의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날부터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주기형 상품 금리를 최고 0.60%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신규 대출뿐 아니라 갈아타기에도 모두 적용된다. 대면 전세자금대출은 최고 0.20%포인트, 비대면 신규 전세대출은 최고 0.50%포인트, 비대면 대환 전세대출은 최고 0.30%포인트 각각 금리를 인하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주택 관련 대출의 고객 부담을 완화하고 실수요자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최근 시중은행인 iM뱅크도 비대면 주력 상품인 iM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56%포인트 내렸다. 기존 가산금리가 1.94%에서 1.38%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기존 주택담보대출 5년 주기형의 최저 금리는 4% 초중반대였지만, 3.7%로 낮아졌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미 가산금리 인하 행열에 동참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가산금리를 각각 0.2%포인트, 0.01~0.29%포인트 인하했다. 신용대출 가산금리도 0.23%포인트 내렸다. 

 

 IBK기업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가산금리를 각각 0.3%포인트, 0.2%포인트 낮췄다. 신한은행도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0.05%포인트에서 0.30%포인트 사이로 낮췄다. SC제일은행은 퍼스트홈론의 우대금리를 0.1% 올렸다. 우대금리가 확대되면 대출 실수요자 대부분은 우대금리 조건에 맞추는 만큼 실제 대출금리가 그만큼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이 밖에도 KB국민·하나은행 역시 가산금리 인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 인하에서 나서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두 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은행권이 가산금리에 반영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이 작년에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인하 속도·폭 이런 부분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측면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면서 “2025년이 시작됐고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 은행들이 이제는 반영해야 할 시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를 내리는 조치를 하고 있고 검토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런 방향으로 모니터링하고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오는 19일 시중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자리에서 가계대출 관리뿐 아니라 가산금리 인하 등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은행권에선 지속적인 가산금리 인하 압박에 대해 우려가 제기된다. 은행들은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를 제한 값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한다.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높이는 구조를 나타낸다. 특히 가산금리는 은행별 경영 전략에 맞춰 결정되는데, 이러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은행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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