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기회의땅’ 북미 시장서 분위기 전환 노린다

지난해 6월 독일 뮌헨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4’ 전시장이 관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해당 행사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78개 한국 배터리기업 및 기관이 역대 최대규모로 참가했다. 사진=코엑스 제공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으로 위기설이 돌고 있는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북미시장에서 전세 역전을 꿈꾼다. 미국 정부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지원 강화를 비롯해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현지 전기차 판매량 확대 등이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국가대표 삼총사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255억원을 기록해 2021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삼성SDI는 역시

SK온도 동 기간 연결 기준 매출 1조5987억원, 영업손실 3594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하지만 해당 기간 AMPC 수혜금이 전 분기 대비 34%(813억원) 증가해 북미시장에서 이익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음을 증명했다.

 

북미시장은 실적 개선을 위한 기회의 땅이다. 국내 배터리업체들의 북미 주요 고객사들이 완성차 공장용 배터리 출하를 본격화하면서 AMPC 금액이 날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 역시 AMPC 수혜금이 전 분기(103억원) 대비 142%(249억원)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일 8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북미 시설투자 자금 본격 조달에 나섰다. 특히 완성차 제조사(OEM)의 신규 전기차(EV) 출시 및 하반기 스텔란티스 및 혼다 합작법인(JV) 등 신규 프로젝트의 북미 론칭을 앞두고 있다. 또한 에너지 안보와 관세 대응 요구 증가에 따라 에너지저장장치(ESS) 현지화 바람 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역시 북미 신규 라인 생산량 증가로 AMPC 수취 금액이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위기 반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향후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면 면밀히 검토해 유연하게 대응하고자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SK온은 현대차와 포드 등 주요 합작법인의 본격 가동이 호재다. 이 회사는 북미 고객사 신규 모델이 증가하면서 AMPC 수취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인데, 하반기부터 이로 인한 본격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강력한 관세 정책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미국 현지 전기차 판매량은 여전히 호조를 보인다. 지난 1월 주요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했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판매량이 전년 대비 54% 증가했고 포드는 5666대 판매해 역대 1월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지표 및 장밋빛 예측이 이어지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 미국 현지 전기차 판매량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시장이 주요시장인 국내 배터리업체들이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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