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낸 K-방산, 올해도 성공신화 쓴다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자리매김한  K-방산이 올해도 역대급 실적을 노린다. 현대로템 K2 전차. 현대로템 제공

 지난해 방산업 호황으로 역대급 실적을 낸 K-방산이 올해도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갈 전망이다. 

 

 최근 국내 방산업은 뛰어난 가성비와 빠른 납기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가 지난해 말 발간한 ‘2024 세계 방산시장 연감’에 따르면 2019~2023년 한국의 세계 무기수출 시장점유율은 2.0%로, 미국(42.0%), 프랑스(11.0%), 러시아(11.0%), 중국(5.8%), 독일(5.6%) 등에 이어 10위다. 방산 수출 대상국도 과거 아시아와 북미 중심의 일부 국가에서 중동지역과 유럽, 호주, 동남아시아까지 확대하며 10개국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방산 업체들은 지난해 빼어난 경영실적을 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현대로템·LIG넥스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연간 영업이익 합산 전망치는 2조3013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2023년 합산 영업이익 1조3350억원보다 72.3% 늘어난 수치로 2조원을 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56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2100억 원)보다 117.4%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3조5874억 원)보다 22% 늘어난 4조3766억원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4조원을 달성했다. 현대로템 측은 “방산 수출 물량 증대에 따라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의 방산계열사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8037억원, 영업이익 2193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4.3%와 78.9%가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9.8% 증가한 4452억원으로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KAI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6337억원, 영업이익 2407억원을 기록했다. 방산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큰 한화에어로와 유도 무기 전문업체인 LIG넥스원은 아직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호실적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연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전망도 밝다. 방위사업청은 올해 방산 수출액을 240억 달러(34조9872억원)로 내다봤다. 지난해 목표치 200억 달러(2조1560억원)보다 20% 높여잡은 숫자다. 방사청에 따르면 지난해 협상 연장 등으로 이월된 수출사업은 약 94억달러(약 14조2864억원)에 이른다. 방사청은 이 중 대부분이 올해 안에 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수출 확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여기에 세계 방산 시장의 수요는 현재 지정학적 리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내 정치 불안이 장기화하고 있다는 점은 K-방산의 약점으로 꼽힌다. 정부 외교 지원과 정부 간 협상이 중요한 방산산업 특성상 정국 불안이 협상을 어렵게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지난 2일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방산을 원전, 콘텐츠 등과 함께 신수출 사업으로 지정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