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가 차별화된 콘텐츠로 재도약의 기회를 모색한다.
최근 몇 년간 이커머스의 공격적인 성장과 내수 침체에 주춤했던 대형마트가 성장에 드라이브를 건다. 롯데마트는 6년 만에 신규 점포를 출점했고, 이마트도 최근 들어 ‘스타필드 마켓’ 같은 새로운 포맷을 선보이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온라인 쏠림 현상이 지속되는 만큼, 체험과 쇼핑이 어우러지는 특화 모델을 통해 소비자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겠다는 복안이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주요 유통 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179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8.2% 증가했다. 오프라인은 2.0%, 온라인은 15.0% 증가해 온라인 강세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오프라인에서는 대형마트 매출이 0.8% 감소하면서 ‘나홀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백화점(1.4%)·편의점(4.3%)·준대규모점포(4.6%) 등의 매출은 증가했다.
대형마트는 온라인의 무서운 성장 속에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침체까지 더해져 저성장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각 사는 부실점포 매각과 희망퇴직으로 탈출구를 모색해왔다.
롯데마트의 경우 2020년부터 체질 개선 작업을 이어온 결과 2019년 125개에 달하던 점포가 지난해 12월 기준 110개점까지 축소됐다. 이와 함께 기존 점포 리뉴얼, 롯데슈퍼와의 사업부 통합 등을 병행했다.
내실 경영이 자리를 잡자 롯데마트는 지난 16일 서울 천호역 인근에 롯데마트 천호점을 오픈하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 확보에 나섰다. 2019년 8월 오픈한 롯데마트 롯데몰 수지점에 이어 6년만의 신규 출점이다. 롯데마트는 천호점을 그로서리 본질에 집중한 도심형 실속 장보기 매장으로 선보였다. 인접 상권에 30대와 1인 가구의 비율이 높은 점을 고려했다.
이마트도 올해 상반기 중 롯데마트 천호점과 멀지 않은 거리에 고덕강일점을 오픈할 예정이어서 ‘마트 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마트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실험적인 매장을 꾸준히 선보여 주목받았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8월 정식 오픈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을 들 수 있다. 전국 매출 상위권인 기존 이마트 죽전점을 휴식과 체험, 쇼핑이 어우러진 미래형 모델로 탈바꿈했다. 1층 핵심 공간에 대형 스타벅스와 북 그라운드로 꾸민 것이 특징이다. 2층에는 키즈 패션 매장과 어우러지는 휴식 공간인 키즈 그라운드를 조성했다.
홈플러스는 2022년 2월 먹거리 품목을 강화한 ‘메가푸드마켓’을 처음 론칭했으며, 현재까지 33개 매장을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강서점을 현장 콘텐츠형 식품 전문 매장 ‘메가푸드마켓 라이브’로 진화시켰다.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동감을 극대화한 모델로 ▲회·초밥 현장 시연 ▲시식 코너 및 대면 행사 ▲트렌디한 팝업존·앵커 테넌트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한 시각적 몰입도 확장 등에 주력했다. 최근 인천 간석점에도 해당 모델을 적용해 지역 내 입지를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클릭 몇 번이면 아침에 물건을 배송해주는 이커머스의 파급력이 무시할 수 없다”며 “오프라인 유통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차별화된 테넌트(임차 시설) 구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