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개발과 투자에 있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엔솔은 미국 완성차업체 GM(제너럴 모터스)과 각형 배터리 개발에 나선 데 이어 배터리 공장 지분 인수까지 검토하고 있다.
3일 LG엔솔은 GM과 ‘각형 배터리 및 핵심 재료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향후 개발하는 각형 배터리를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간 LG엔솔의 주력 배터리는 파우치형이었다. 하지만 최근 벤츠와 리비안에 차세대 원통형 46파이(지름 46㎜)를 공급하며 다변화에 성공했다. 더 나아가 이번 계약으로 파우치형, 원통형에 이어 각형까지 모든 배터리 폼팩터를 포트폴리오로 갖춘 유일한 배터리 제조업체가 됐다. 각형 배터리 개발은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고객 요구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폼팩터별 장∙단점을 고려해 차량 가격대에 따라 선호되는 배터리가 세분화돼 있다. 현재 상용화된 세 가지의 배터리 폼팩터 중 ▲각형은 공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 ▲원통형은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점 ▲파우치형은 높은 생산 원가 등의 단점이 있다.
특정 폼팩터가 절대적으로 우월하다고 보긴 어렵고, 고객사별 선호 배터리가 다변화하고 있다. 이에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폼팩터 다변화 전략을 추구하게 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엔솔은 각형 배터리와 관련해 과거 생산 경험뿐 아니라 개발 및 제조 역량까지 이미 보유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전극 생산 공정은 폼팩터에 구애받지 않고 각형 라인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고, 스태킹 공법 기술력도 각형 개발에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날 LG엔솔 측은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 지역에 있는 얼티엄셀즈 제3공장을 GM으로부터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확정되는 대로 공시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양사는 현재 인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하고 있다. 실제 인수가 이뤄진다면 LG엔솔은 제3공장을 주요 고객사에 셀을 공급할 수 있는 북미 생산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장기적으로 이득이다. 합작이 아닌 단독 공장에서 생산하는 만큼 수익의 100%를 LG엔솔이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LG엔솔은 북미에 단독공장과 합작공장 등 8개의 공장을 운영 및 건설 중이다. 혼다∙스텔란티스 합작공장 등 내년 북미에서 가동되는 공장만 총 5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LG엔솔이 전기차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인지하고 글로벌에서 유일하게 파우치형 및 원통형, 각형까지 공급하는 배터리업체로 거듭나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