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의약품 생산액이 처음으로 3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시장도 꾸준히 성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3일 발간한 한국임상시험백서 3호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의약품 생산액은 전년 대비 5.8% 증가하며 30조원의 벽을 넘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37%, 전체 제조업 분야 대비 5.64%의 수준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AI 신약 개발시장 규모 역시 5년간 연평균 28% 성장률을 보이며 2021년 기준 전 세계 9위에 올랐다.
재단에 따르면 이번 임상시험백서는 재단 설립 10주년을 맞아 산‧관‧학 각계의 전문가가 집필진으로 참여해 완성된 국내외 임상시험 환경변화 분석 및 종합적 비전을 제시하는 종합안내서다.
주요 내용으로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10년의 발자취’, ‘팬데믹 상황에서의 국내외 신약 개발‧임상시험’, ‘제약‧바이오 산업 현황’, ‘임상시험 현황’, ‘한국 임상시험의 자원 및 역량’, ‘국가 임상시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전 방안’ 등을 담았다.
백서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4조7000억원까지 성장했다고 전했다. 2019년 2조6000억원에서 시작해 연평균 16.1% 성장을 이어온 결과다. 특히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생산 실적이 약 2조6000원으로 사상 처음 2조원대에 진입했다.
이는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을 뜻하는 바이오시밀러의 생산 증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시밀러는 대표적인 수출 효자 상품이기도 하다. 바이오의약품의 수·출입 규모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수출액 약 3조원, 수입액 약 2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다수 분야에서 AI 활용에 힘을 쏟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계도 AI 신약 개발에 피치를 올리고 있다. 백서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의 자료를 인용하며 한국의 AI 신약 개발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1340만달러(약 188억원)로 전 세계 9위라고 밝혔다. 2016년 규모가 390만달러였으니 연평균 28% 성장률을 이어온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관련 분야의 선진국인 미국과 스위스처럼 바이오 클러스터를 조성해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백서를 통해 조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음달 ‘국가바이오위원회’의 출범은 업계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바이오위원회에서 바이오와 관련된 주요 정책과 제도를 수립 및 개선하고, 바이오 분야의 발전과 경쟁력을 저해하는 규제를 검토 후 개선할 것이라 밝혔다. 또 관련 연구개발 전략과 주요 사업 투자계획을 수립·조정하고, 바이오 안보 역량 강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전한 바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