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기업 넷리스트가 제기한 메모리 특허 침해 소송에서 배상금 1억1800만달러(1660억원)를 지급하라는 배심원 평결을 받았다.
2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마셜 소재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양사의 특허 소송과 관련해 이같이 평결했다. 배심원단은 삼성전자의 특허 침해가 고의적이라고 판단했다. 외신들은 판사가 지급액을 최대 3배까지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넷리스트는 2021년 삼성전자의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 사용되는 메모리 기술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넷리스트는 삼성전자가 프로젝트 협업 이후 자사 기술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관련 특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생성형 AI(인공지능)용 메모리 기술을 모두 포함한다.
반면 삼성전자는 해당 특허가 무효라고 맞섰다. 자사 기술은 넷리스트 발명 기술과 다르게 작동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삼성전자는 넷리스트가 국제 표준을 준수하는 데 필요한 기술에 대한 공정한 라이선스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했다며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소송도 제기했다.
앞서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은 지난해 8월 넷리스트의 손을 들어주며, 삼성전자에 3억315만달러(42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넷리스트는 동일 특허를 둘러싸고 지난 5월 마이크론과의 별도 소송에서 4억4500만달러(6250억원) 지급 결정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넷리스트가 특허 침해를 제기한 총 8건의 특허 중 7건은 이미 무효 판정이 난 상태다. 삼성전자는 침해가 주장된 특허 8건에 대해 미국 특허심판원(PTAB)에 특허 무효심판을 청구했고 이중 7건에 대해 모두 무효 선고를 받아냈다. 남은 1건도 조만간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본사를 둔 넷리스트는 2000년 LG반도체 출신인 홍춘기 대표가 설립한 회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이번 평결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재판에서 적극적으로 소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