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조원 자사주 매입’ 효과?…“이대로 끝 vs 꾸준히 우상향” 엇갈리는 분석

삼성전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10조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향후 1년 내 분할 매입할 계획이다. 뉴시스

삼성전자가 10조원대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 후 반등하는 듯 했지만 상승세는 곧바로 꺾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분석이 엇갈렸다. 보통 자사주 매입에 따른 주가 부양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봤으나,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어 큰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4일 장 마감 이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향후 1년간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내년 2월 17일까지 1차 자사주 매입 규모는 3조원이다. 이후 15일 7.21%, 18일 5.98%로 2거래일 동안 13%가량 수직 상승했지만, 19일 하루 만에 5%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이 멈춘 결정적 이유는 외국인 수급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외국인은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삼성전자를 2조5000억원어치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매도 금액도 1600억원 규모로, 같은 기간 기관이 1530억원 순매수, 개인이 320억원 순매도한 것과 비교해 큰 편이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 행렬이 멈추지 않은 것은 ‘여전한 실적 우려’ 탓이란 분석이다. 우지연 DS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공시는 중장기 투자 성향이 강한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개선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과 실적 불안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네이버증권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기 위해선 반도체 시장 상황 개선과 삼성전자 사업 경쟁력 회복이 급선무라는 의견을 내놨다. 자사주 매입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사업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문제인 만큼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끌어올리기엔 한계가 있다고 봤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주가 단기 상승세를 나타내고 분명히 반등의 계기로 작용한다”면서도 “과거의 사례를 보면 결국 실적 개선 여부가 중장기 주가의 상승 폭을 결정하는 직접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1년에 걸쳐 이뤄질 예정이라 효과가 끝났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는 의견이다. 삼성전자가 그간 진행한 대규모 자사주 매입 사례를 살펴보면 자사주 매입 효과는 ‘반짝 상승’에 그치지 않았다. 자사주 매입 기간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가장 최근 자사주를 매입했던 2017년 1월 25일부터 2018년 1월 26일까지 주가 상승률은 28.88%에 달했다.

 

삼성전자는 3개월 내 3조원어치는 장내 매수해 전량 소각하고 나머지 7조원의 활용 방안은 추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자사주 취득이 마무리되면 삼성생명·삼성화재도 이르면 내년에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삼성전자 지분 매각 금액의 일부는 배당 또는 자사주 등 주주환원 재원에 사용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쟁력 악화 우려로 주가가 부진하지만 과거 사례를 통해 판단해 보면 이번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주가에 상당 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려가 최대인 시점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전까지”라며 “걱정한 미래가 현실화하지 않는다면 선반영한 리스크를 되돌릴 수 있다. 올해보단 내년 초에 삼성전자의 추세적 반등을 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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