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연말을 앞두고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검찰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대해 강제 수사를 벌이고,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금융당국의 검사 기간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가 우리금융·은행 현 경영진까지 확대되면서 조 은행장의 연임 여부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21일과 22일 각각 이사진 간담회, 정기 이사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우리금융 이사진은 보통 이사회 하루 전날 간담회를 열어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이사회 안건을 협의한다. 이 자리에서는 우리금융과 관련한 가장 큰 이슈인 부당대출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이사진은 조 행장의 연임 여부뿐 아니라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과 관련한 논의도 할 계획이다. 사외이사 7명은 우리은행장 후보 등을 정하는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와 우리금융 임원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으로 각각 소속돼 있다.
우리금융·우리은행을 둘러싼 검찰의 압박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 18일부터 이틀 동안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대한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 있는 우리금융지주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 사무실, 우리은행 본점 대출 관련 부서 등이 압수수색 대상이었다.
검찰은 조 은행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이 부당대출이 이뤄진 것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곧장 보고하지 않았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다. 조 은행장은 압수수색 영장에 피의자로 명시됐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초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20개 업체, 42건에 걸쳐 616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실행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28건, 350억원 규모가 특혜성 부당대출로 보인다는 내용을 금융감독원에서 전달받았다. 검찰은 이 외에도 70억원 상당의 추가 불법대출 혐의를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장 연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손 전 회장의 부당대출 사태에도 연임 의지를 내비친 조 은행장이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면서 연임이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추가 불법대출 혐의가 발견되면서 금융당국의 검사도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6개월간 릴레이 검사를 이어가는 중이다. 부당대출과 관련해 지난 6월 수시검사에 돌입한 데 이어 지난달 정기검사를 진행하는 등 이례적인 상시 검사를 벌이고 있다.
또 금감원은 최근 정기검사 기간을 1주일 연장했으나, 필요 시 정기검사 일정을 2~4주 추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장에서 파악해야 하는 중요 사안들이 발견될 경우 검사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할 예정이다. 나아가 금감원은 정기 검사와 수시 검사에 대한 제재 절차도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제재 결과는 이르면 내년 1분기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추가로 확인해야 하는 사안들이 생겨 검사 일정을 연장하고 있다”며 “파벌 등 조직문화에 대한 우려는 계속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