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은 외출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눈 건강에는 빨간 불이 켜지는 시기다. 가을 환절기에는 건조한 바람과 강한 자외선, 대기 중 낮은 습도로 인해 다양한 안질환이 유발될 수 있는데, 특히 눈이 쉽게 건조해지면서 안구건조증 발생 위험이 높다.
안구건조증은 눈 각막 부분의 수분이 날아가 생기는 안질환으로서 흔히 ‘건성안’이라고도 불리며 눈물막 문제로 인해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눈에 불편한 증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대표 증상으로는 눈의 건조감, 이물감, 뻑뻑함, 작열감, 충혈, 피로감, 흐려 보임 등이 있다.
이러한 안구 건조 증상을 단순 불편함으로 여기고 방치할 경우 장기적으로 각막 손상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특히 안구건조증이 반복되면 각막에 상처가 생길 수 있는데, 상처가 미세한 경우에는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이를 그냥 두면 각막이 더욱 쉽게 상처를 입고 거칠어진다. 이때는 각막의 상처가 ‘각막염’이나 ‘각막미란’으로 발전되어 치료가 어려워지고 재발도 잦아질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인공눈물과 같은 점안제를 사용해 부족한 눈물 성분을 보충하면 어느 정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지만, 안구건조증의 발병 원인은 단순 눈물 부족 외에 눈물이 빠르게 증발하거나 눈꺼풀의 염증이 원인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안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인공눈물 점안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구 건조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안검염’이 원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안검염은 눈꺼풀 가장자리와 속눈썹 부위에 있는 20~25개의 기름샘(마이봄샘)이 노폐물과 세균에 막혀 기름이 원활하게 배출되지 못하면서 눈이 빡빡하고 시큰거리는 느낌을 받으며 가려움증, 이물감, 눈물흘림, 작열감이 동반되게 된다.
이처럼 마이봄샘 기능 저하가 안구 건조의 원인일 땐 IPL 레이저 치료를 통해 마이봄샘의 기능을 회복시켜야 질환을 개선할 수 있다. 이는 590nm의 단파장 빛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꿔 마이봄샘의 굳은 기름을 녹여 건조증을 치료하는 방식으로, 레이저로 눈물 유지에 필요한 기름이 분비되는 것을 촉진시키고 염증 물질을 제거하며 확장된 혈관을 수축시켜 순환을 개선하게 된다.
SNU청안과 문자윤 원장은 “만성 안구건조증의 3분의 1은 안검염에 의한 증상으로 인공눈물을 넣은 것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라며 “이때는 IPL 레이저 치료와 함께 각막의 재생과 치료를 돕는 집중 관리를 실시해야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불편한 증상들을 완화할 수 있고 2차적인 질환으로 이어지는 사태 또한 막을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구건조증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치료와 함께 생활 환경 및 눈 사용 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근거리 작업을 오래 하는 경우에는 자주 눈을 감고 쉬어주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가벼운 온찜질을 주기적으로 해주면 눈꺼풀 기름샘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어 안구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