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이자는 오르는데...저축은행서도 연 4% 예금 ‘실종’

사진=저축은행중앙회 제공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저축은행 업계에서도 연 4%대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이 한 달 만에 다시 사라졌다.

 

23일 저축은행중앙회 상품 고시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만기 12개월) 중 금리가 연 4% 이상인 상품은 하나도 없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3.95%다. CK·상상인플러스 저축은행에서 최고 연 3.95%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전날까지만 하더라도 대한·NH 저축은행에서도 연 3.95%의 정기예금 상품이 있었으나 사라졌다. 대체로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권에서도 연 4%대 예금이 자취를 감췄다.

 

최근 저축은행은 수신 규모를 늘리기 위해 힘썼다. 그 결과 8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수진잔액은 100조9568억원으로 전월(99조9128억원)보다 1조원 넘게 늘며 한 달 만에 100조원대를 회복했다. 저축은행 수신이 100조원을 밑돈 것은 2021년 11월(98조6843억원)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수신 규모가 떨어지자 저축은행업계는 예금 금리를 올려왔다. 기본금리에 우대금리를 포함해 최고 연 4%대 이상을 제공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조은저축은행에서 마지막까지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을 제공했지만 지난 21일부터 자취를 감췄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이 저축은행권에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3년 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수신 규모를 늘리기 위해 4%대 상품을 제공해왔던 저축은행권도 수신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웰컴저축은행은 21일부터 정기예금(12개월) 금리를 연 3.75%에서 3.7%로 내렸다. 상상인플러스 저축은행도 이달 들어 정기예금 금리를 만기에 따라 0.03~0.08%포인트 내렸다. SBI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저축은행권에서 정기예금 금리를 속속 내리면서 12개월 만기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전날 연 3.67%로 집계됐다. 이달 초 평균 3.71%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하락세가 뚜렷하다.

 

하반기마다 반복되는 예금 금리 상승을 피하기 위해 만기를 분산하기 위한 노력도 더해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하반기에 예금 약 47%(최대 54%)의 만기가 집중됐다. 만기 6개월, 9개월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은행들은 한은 금리 인하에 앞서 이미 예금 금리를 내린 바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주요 상품 금리는 최고 연 3.35~3.42%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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