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과일값 떨어지자 물가 상승률 1%대로…43개월만 최저

뉴시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를 회복하며 43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영향으로 석유류 하락세가 두드러졌고 그간 물가를 끌어올렸던 신선과실 물가지수가 1년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65(2020=100)로 1년 전보다 1.6% 올랐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8월(3.4%), 9월(3.7%), 10월(3.8%), 11월(3.3%), 12월(3.2%)까지 5개월 연속 3%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1월(2.8%) 2%대로 상승폭이 줄었다가 2월(3.1%)부터 3월(3.1%)까지 다시 3%대로 확대됐다. 4월(2.9%) 다시 2%대로 내려선 후 5월(2.7%)과 6월(2.4%), 7월(2.6%), 8월(2.0%)에도 2%대를 유지했다.

 

농축산물과 석유류 물가 안정세로 한 달 만에 상승폭이 0.4%포인트(p) 하락하며 1.6%를 기록, 2021년 3월 1.9% 상승 이후 3년 6개월 만에 1%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2021년 2월 1.4% 이후 최저 상승폭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소비자물가는 3년7개월 만에 최저 상승했다"며 "국제유가도 낮고 전년 기저효과에 석유류가 많이 내려갔고 채소빼고는 전반적으로 (물가가) 높게 나타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1.5% 상승했다. 이는 2021년 1월 0.8% 상승 이후 3년8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이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0.9%, 2.2% 상승했다.

 

아몬드를 제외한 과일류인 신선과실은 전년보다 2.9% 내렸다. 이는 2023년 5월 0.7% 하락 이후 1년4개월 만에 하락 전환이다. 농축수산물은 전년보다 2.3% 올랐고 농산물만 보면 3.3%로 상승폭이 더 컸다.

 

사과가 4.8% 하락 전환했고 배도 25.8%로 상승폭이 줄었다. 다만 배추가 53.6%, 무가 41.6% 상승하면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상추(31.5%), 풋고추(27.1%)도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폭을 이어갔다.

 

농산물이 전체 물가 상승에 기여한 정도는 0.14%p로 나타났다. 수산물은 2.6% 올랐다.

 

공미숙 심의관은 "신선식품지수는 지난달 3.2%, 이달 3.4% 상승했는데 많이 높지는 않고 신선채소에서 많이 올랐다"며 "신선채소 중 기여도가 높은 것은 배추고 폭염으로 인해 가격이 높은 상황이라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달에 어떻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축산물은 국산쇠고기(-2.3%), 닭고기(-5.7%) 등이 도축마릿수 증가 등의 이유로 떨어졌지만 수입쇠고기가 6.0%, 돼지고기는 2.9% 오르면서 0.6%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0.3% 올랐다. 공업제품은 2023년 7월 0.1% 오른 후 14개월 만에 최저 상승했다. 라면 등 가공식품 물가는 1.6% 상승했다.

 

국제유가 영향으로 석유류는 7.6% 하락해 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자동차용 LPG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3.8% 상승했다.

 

도시가스(6.9%), 지역 난방비(9.8%) 상수도료(3.5%) 등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3.0%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 중 공공서비스 물가는 1.3% 올랐다. 개인 서비스 물가는 2.9% 상승했다. 이 중 외식 물가는 2.6% 올랐다. 외식 제외 물가 상승률은 3.2%였다. 집세는 월세가 0.9%, 전세가 -0.1% 오르는 등 전년보다 0.5% 올랐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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