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배경음악 어때요”…유통가, AI 내재화 속도

생성형 AI로 만든 롯데마트 추석 선물세트 카달로그 영상 이미지. 롯데마트 제공

 유통업계가 인공지능(AI)을 업무에 내재화해 최신 유행을 분석하거나 상품 기획과 마케팅에 활용하며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AI 선별 시스템’을 활용해 신선식품의 품질을 관리하고 있으며, 홈플러스는 AI가 선별한 상품을 할인하는 ‘AI 가격혁명' 행사를 꾸준히 진행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실제 고객 상담실장 부럽지 않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AI 고객대응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업무에 도입했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글로벌 컨설팅기업 베인앤드컴퍼니와 공동 연구해 AI전략최고위협의회에 보고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조·의료·금융 등 전 분야에 생성형 AI가 적용됨으로써 창출되는 경제 효과는 2026년 기준 총 3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분야별 경제 효과는 서비스업 136조원, 제조업 77조원,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24조원 등의 순으로 분석됐다. 세부 업종으로 나누면 금융업(30조원), 유통(22조원), 반도체·디스플레이(21조원), 의료(20조원), 석유화학(19조원) 등의 AI 기대 효과가 높게 나타났다.

 

 실제로 유통업계는 AI를 소비자 접점에서 활발하게 사용해 생산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쇼핑의 재미를 끌어올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최근 생성형 AI 음원 제작 플랫폼으로 만든 음원을 매장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K팝 장르의 경쾌한 댄스곡이며 롯데마트의 대표 자체 브랜드(PB)인 ‘오늘좋은’과 ‘요리하다’, ‘마블나인’을 주제로 생성된 트렌디한 가사가 인상적이다. 음원 기획부터 제작까지 소요된 기간은 이틀에 불과해 작곡가와 가수를 섭외해 제작하는 기존 방식보다 비용과 시간을 90%가량 절감했다. 롯데마트는 또한 올해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기간에 맞춰 생성형 AI로 만든 ‘선물세트 카탈로그’ 영상 콘텐츠를 제작해 전 점에서 송출했다.

 

 GS25는 지난해부터 생성형 AI 툴을 활용해 상품 패키지 디자인과 마케팅 홍보물 디자인 작업 등에 선제적으로 적용해 왔다.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물론,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로 만든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 홍보용 음원을 공개했다. 생성형 AI 툴을 통해 ‘GS25에서 아이스커피를 주제로 여름의 청량함을 느낄 수 있는 K팝 보이그룹 아이돌 느낌의 가사’를 생성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그간 축적해 온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시기별 수요가 많은 핵심 상품들을 AI를 통해 선정해 업계 최저가에 선보이는 AI 가격혁명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용자가 필요로하는 상품을 행사 품목으로 꾸려 체감 물가를 현저하게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AI 기반 소비자 의견 통합분석 플랫폼 ‘인사이트 랩스’를 자체 개발해 업무에 도입했다. 인사이트 랩스는 현대백화점 홈페이지 내 ‘고객의 의견’에 게시된 다양한 컴플레인을 분석해 유형별로 분류한다. 이 중에서 안전사고, 식품위생 등 민감도가 높고 해결이 시급한 불만사항은 담당자에게 알림을 발송한다. 유형별로 최적화된 해결 가이드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매장 내 미끄러짐 사고의 경우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방문객이 처한 불편함에 공감을 표현하면서 명확한 보상 방안과 재발 방지 노력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을 담당자에게 안내한다. 이를 통해 불만사항 처리 시간이 단축되는 것은 물론, 담당 직원의 개인 역량 편차에 따른 소비자 만족도가 달라질 수 있는 위험 요인을 줄일 수 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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