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통증은 현대인에게 낯설지 않은 증상이다. 손은 하루 온종일 쉼 없이 다양한 활동에 사용되는 데다 스마트폰 등이 보급되면서 쉬는 시간 조차 계속 사용되기 때문이다.
만일 손목과 더불어 엄지선가락에서 약지손가락까지 저리고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정중신경과 힘줄이 지나가는 손목 터널이 여러 이유로 좁아지면서 심한 통증과 이상 감각 증상을 일으키고 밤이면 증상이 더욱 악화되어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게 만드는 수부질환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주로 여성, 그것도 50~60대에게 가장 많이 발생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손목이 가늘기 때문에 손목터널 자체가 좁다. 게다가 평생 집안일 등을 하느라 손을 많이 사용하고 폐경 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해 뼈와 인대 등 주요 조직이 약해지기 때문에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기기 쉽다.
이 밖에도 수작업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키보드, 마우스 등을 오랜 시간 사용하는 사람, 손목 골절상 등 외상을 입었던 사람 등도 손목터널증후군에 취약하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여러 증상은 손목터널 속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아 생긴다. 초기에는 증상의 발생과 호전이 반복되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점점 증상이 악화되어 만성적인 통증과 다양한 감각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더 지나면 엄지손가락 아래쪽 근육이 위축되며 엄지손가락을 마음대로 쓰기 힘들어진다. 근육위축은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로, 숟가락이나 볼펜 등을 제대로 쥘 수 없게 되어 일상 생활 속 어려움이 매우 커지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생기기 전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반복적인 손목통증과 손가락 감각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손목터널증후군 발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손목을 직각으로 꺾어 양쪽 손등을 서로 맞댄 뒤 1분 가량 자세를 유지하는데 이 때 통증이나 저린 느낌이 든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때에는 신속히 정형외과를 찾아 다른 수부질환과 구분하고 신경 손상 여부를 확인하여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다행히 근위축 등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는 비수술치료만으로도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같은 손목터널증후군이라 해도 환자마다 손목 상태가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정밀 검사를 통해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고 맞춤형 치료를 진행한다. 단순히 소염, 진통 효과가 있는 약물에 의존하여 치료하기보다는 통증의 원인 자체를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탁대현 시흥 365탁정형외과 원장은 “비수술치료를 3~6개월 정도 꾸준히 하면 대다수의 환자들이 손목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단, 치료를 진행하는 동안 지속적으로 손목에 스트레스를 가하면 증상이 쉽게 개선되지 않으므로 평상시 손목 사용량을 줄이고 손목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스트레칭 등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