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미래는 어디로] 로켓배송 중단되면 ‘쿠팡이츠’ 앞날은?

쿠팡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쿠팡이츠로 사업을 확대한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역대 최고액인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이 시끄럽다. 쿠팡이츠의 지속직인 미래 투자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내 한 주택가에서 음식 배달 종사자가 배달음식을 오토바이에 넣고 있다. 뉴시스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에 대한 반발로 로켓배송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신사업인 쿠팡이츠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로켓배송을 중단하면 와우 멤버십 회원으로 중심으로 한 운영을 실현하기 어려워지고, 향후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와우 멤버십 서비스에는 로켓배송뿐만 아니라 쿠팡이츠 등 서비스 혜택이 포함된다.

 

공정위는 지난 13일 쿠팡에 역대 최고액인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했다. 알고리즘을 조작해 6만개가 넘는 PB(자체브랜드)상품을 검색 순위 상위에 고정 노출했으며, 임직원을 동원해 PB상품에 긍정적인 후기와 높은 별점을 달도록 했다고 판단했다.

 

성장세를 맞은 쿠팡이츠에 제재 리스크 파장은 큰 변수다. 19일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Android+iOS)를 대상으로 배달앱 사용자 수를 조사한 결과 쿠팡이츠의 월간 사용자 수 점유율은 1년 사이 2배 성장했다. 지난 5월 월간 사용자 수 점유율은 20%로, 전년 동월(10%) 보다 늘었다. 업계 1위는 배달의민족이지만, 쿠팡이츠는 5월 사용자 수가 732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119%나 폭증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투자 덕분이다. 쿠팡은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1000원 할인’이라는 프로모션을 실시하는가 하면 업계 최초로 무료 배달도 시행했다. 이러한 투자 비용은 대부분 커머스 부분에서 발생했다.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앞세워 사업을 확장했다. 올해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쿠팡의 커머스 활성 유저는 215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난 수치다. 쿠팡이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에 상장할 수 있었던 요인도 로켓배송 덕분이다.

 

때문에 쿠팡이 로켓배송을 중단하면 사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왔는데, 로켓배송이 중단되고 투자 규모가 축소된다면 지금 같은 서비스들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쿠팡이츠가 무료배달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하자 업계도 무료 배달 자금 마련을 위해 구독제를 출시했는데, 상황이 혼란스럽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번 처분으로 사업 확장에 영향이 있을 것 같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다. 10년간 물류센터 구축 등에 6조원 이상을 투입했고, 지난해 말 기준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 1400만명을 넘어선 것 등을 고려하면 로켓배송 중단 사태까진 가지 않을 것이란 견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쿠팡이 그만큼 이번 조치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시정명령 통보를 기다리고 있는 쿠팡은 여전히 강경하다. 쿠팡 관계자는 “유통업체는 고유의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여야 경쟁할 수 있는데 이러한 디스플레이 전략까지 일률적 기준을 따르라고 강제한다면 기업 간 경쟁 위축은 물론 소비자 편익도 줄어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매년 수십조원을 들여 로켓배송 상품을 직접 구매해 빠르게 배송하고 무료 반품까지 보장해왔는데, 이를 자유롭게 추천하고 판매할 수 없다면 모든 재고를 부담하는 기업으로서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쿠팡이츠 등 확장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전국민 100% 무료 배송을 위한 3조원 물류투자와 로켓배송 상품 구매를 위한 22조원 투자 중단 가능성도 다시 한번 시사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