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육아휴직 도입·주택대출 요건 완화…정부, 저출생 해소 총력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2명까지 하락했다. 연간 혼인건수는 19만4000건에 그친다. 저출생 예산이 47조원에 달할 정도로 늘었지만 현상적 정책, 백화점식 대응이 저출생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출생의 구조적 원인인 일자리, 및 수도권 집중 등은 저출생 대응 관점에서 아예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19일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발표하면서 일‧가정양립, 양육, 주거를 저출생 현상 해소를 위한 가장 핵심적인 분야로 선정했다. 유연한 근무환경 조성과 국가책임 교육·돌봄체계 강화는 물론, 신혼·출산에 대한 지원 수준을 높이는 등 범국가적 대응에 나선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일‧가정양립 지원 위해 단기 육휴 도입

 

 일·가정 양립을 위한 환경 조성 차원에서 ‘단기 육아휴직제도’를 도입한다. 어린이집 임시 휴원, 학교 방학 등 단기 육아기 돌봄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처로, 돌봄 수요가 많은 시기 등에 연 1회 2주 단위로 육아휴직 사용을 허용키로 했다.

 

 육아휴직 기간의 생활안정을 위해 급여의 최대 상한액을 현 15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인상한다. 육아휴직을 많이 사용하고 수요자 선호가 높은 시기에 상대적으로 높은 급여상한을 적용함으로써 남녀 모두 육아휴직 사용유인을 높이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임신·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의 실질적인 활용도 제고도 추진한다. 임신기 근로기간 단축 제도 사용가능시기를 현행 ‘12주 이내 36주 이후’뿐만 아니라 고위험 임신질환 등 의료기관의 진단이 있는 경우 임신기 전 기간까지로 대폭 늘린다. 이와 함께 개인의 필요에 따라 시차출퇴근·근무시간선택제·재택근무 등 유연근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 방안도 추진하다.  통상 일(日)단위로 사용하는 가족돌봄휴가, 배우자 출산휴가 등을 시(時) 단위로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선다.

 

◆유치원·어린이집 이용 시간 최대 12시간까지

 

 양육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눈에 띈다. 먼저 유치원·어린이집 이용 시간은 최대 12시간까지 늘린다. 기본운영시간 8시간에 추가 돌봄(아침·저녁 각각 2시간) 4시간을 더 제공하는 식이다. 가정 내 돌봄 수요를 원활히 충족 및 양육비용 절감을 위해 외국인력 공급도 늘린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100명)을 조속히 시행하고, 성과 평가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1200명 규모 목표로 사업을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자녀세액공제 금액도 늘린다. 자녀를 키우는 데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위한 취지다. 자녀세액공제 금액은 첫째 자녀의 경우 현행 15만원에서 25만원까지, 둘째 자녀의 경우 현행 20만원에서 30만원까지 늘어난다. 

 

◆결혼·출산 가구에 대한 소득 요건을 낮추기로

 

 이번 대책엔 출산가구의 주거마련 부담을 낮추기 위한 노력들도 담겼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사회조사로 살펴본 청년의식변화’에 따르면 청년들이 생각하는 결혼을 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주거비용 등을 포함한 결혼자금 부족’이 33.7%로 가장 높았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라는 점을 고려했다.

 

 우선 정부는 결혼·출산 가구에 대한 소득 요건을 낮추기로 했다.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 소득 요건을 현행 75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완화하고, 신생아 특례 구입·전세자금 대출의 소득요건을 현행 1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낮춘다. 아울러 내년 이후 출산한 가구에 대해선 구입·전세자금 대출의 소득요건을 2억5000만원으로 3년간 추가로 완화할 방침이다.

 

 신혼·출산가구를 대상으로 한 주택공급도 확대한다. 분양주택 신생아 우선공급 신설‧확대를 통해 출산가구를 대상으로 ‘연간 12만호+α’의 주택을 공급한다. 기존 계획은 7만호였다. 민간분양은 신혼 특공 물량 내 신생아 우선공급 비율을 20%에서 35%까지 늘리고, 공공분양의 경우 일반공급 물량의50%를 활용해 ‘신생아 우선공급’을 신설하기로 했다.

 

신생아 특례 구입·전세자금 대출 현황 및 개선사항.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공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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