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 점막이 헐거나 오돌토돌한 작은 혹 같은 것이 나는 경험은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다.
이런 ‘입병’은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영양 섭취에 신경을 쓰면 금방 사라진다. 하지만 2주 넘게 사라지지 않고 점막이 부풀어오른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통증이 생기지 않지만 점막이 계속 부풀어 오른다면 ‘점액낭종’일 가능성이 있다.
점액낭종은 침샘 질환의 하나로 주로 입술이나 혀를 이로 깨문 이후에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구강 곳곳에는 작은 침샘이 있어 침을 분비한다.
침은 음식을 섭취할 때 유화 및 윤활 작용을 하여 음식물을 잘 넘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침속의 효소는 녹말의 분해를 촉진하며, 음식의 맛을 혀의 미각 세포에 전달하고 면역 기능의 일부도 담당한다.

그런데 이로 입술이나 혀 아래, 볼 부위의 입속 점막 등을 깨물어 상처가 나고 그 과정에서 점막 아래에 위치한 작은 침샘의 출구가 손상되면 침이 빠져나가는 출구가 막히게 된다. 침이 계속 분비되지만 침샘의 출구가 막혀 있기 때문에 점막 아래 연조직으로 침이 고이면서 점액낭종이 발생하고, 점점 커지게 된다.
사람이 이로 씹게 되는 부분은 대개 아랫입술이나 혀 밑바닥, 볼 점막 등이기 때문에 점액낭종 또한 이러한 부위에 많이 생기며 윗입술에는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 만일 윗입술 부위에 혹 같은 것이 생겼다면 점액낭종이 아닌 다른 질환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검진을 받아보아야 한다.
점액낭종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지는 경우도 있으나 몇 주 동안이나 사라지지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해보는 게 권고된다. 점액낭종이외에도 다양한 질환으로 구강 내 혹이 생길 수 있으므로 생겨난 혹이 점액낭종이 맞는지 확인해야하기 때문이다.
만일 점액낭종에 맞다면, 미세조대술이나 낭종 제거술 등 수술을 통해 이를 제거하여 치료할 수 있다. 이러한 수술은 국소마취만으로도 진행할 수 있는데, 수술 과정에서 점액낭종과 연결된 작은 침샘을 같이 제거해 주어야 재발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
간혹 침샘을 제거하면 타액 분비가 제대로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 수술을 꺼리는 경우가 있지만 입안 곳곳에 많은 작은 침샘이 존재하므로 하나의 소타액선을 제거한다 하더라도 침의 분비에는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강영 땡큐서울의원 원장은 “점액낭종을 예방하고 싶다면 평소 음식물을 섭취할 때 구강 점막 내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또한 작은 침샘의 출구가 막히지 않도록 타액의 분비를 원활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수분을 자주 섭취하고 입안에 음식물 찌꺼기 등 이물질이 남지 않도록 구강 위생 관리에 관심을 가지면 점액낭종을 비롯한 침샘 질환의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