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너무 아파요” 단순 복통 아니다?… 응급 외과 치료 필요한 ‘이 순간’

“배가 너무 아파서 허리를 펴지도 못하겠어요.”

 

평소 경험할 수 있는 소화불량 등과 다른 갑작스러운 복통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허리를 펴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고, 고열 등이 동반된 경우라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권의영 경산중앙병원 외과 과장에 따르면 이같은 급작스러운 복부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맹장염(충수염) ▲담석증 ▲탈장 등을 꼽을 수 있다.

 

맹장염과 담석증, 탈장 등은 모두 급성 복부 질환에 속한다. 각각 환자의 상태와 증상의 심각성에 따라 응급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복강경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권의영 과장은 “복강경 수술은 최소절개 후 특수 기구와 카메라를 삽입해 수술을 진행하는 방법”이라며 “내부 영상을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만큼 의사는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렇다보니 복강경수술은 전통적인 개복 수술에 비해 회복이 빠르고, 수술 후 통증이 적어 진통제 사용 감소는 물론 입원 기간도 줄어들며, 흉터가 거의 남지 않아 의사나 환자 모두 선호한다.

 

각 질환의 응급 정도는 어떨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맹장염은 대체로 응급 수술이 필요하지만, 담석증이나 탈장은 증상의 심각성에 따라 응급 수술이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로 나뉜다. 권의영 과장은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게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권의영 경산중앙병원 외과 과장

◆방치하면 복막염 우려 ‘맹장염’

 

맹장염은 충수의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맹장이 염증으로 인해 아프고 부풀어오른다. 일반적으로 급성 충수염은 응급 상황으로 간주되며, 진단 후 가능한 한 빠른 수술(충수절제술)이 필요하다. 권의영 과장은 “치료가 지연되면 충수가 파열될 수 있으며, 이는 복막염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담낭에 결석이? ‘담석증’

 

담석증은 담낭에 결석이 생기는 질환이다. 대부분 담낭 내부에 담즙 성분이 굳어져 결석이 형성되는 상태를 이른다. 담석증은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담석이 담관을 막을 경우 갑작스러운 복통, 황달, 담낭염 동반 시 발열, 소화불량 등을 겪을 수 있다.

 

담석증은 맹장염과 달리 항상 응급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담석으로 인한 급성 담낭염 ▲담석이 담관을 막아 발생한 담관염 ▲담석이 담관을 완전히 막아 황달이나 패혈증을 일으키는 담관폐쇄 등이 발생한 경우라면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게 권의영 과장의 설명이다. 반면, 무증상의 담석증이나 경미한 증상의 경우에는 급하지 않으며 계획된 수술이 권장된다.

 

◆배꼽 주변에 갑자기 튀어나온 ‘탈장’

 

탈장은 장기나 조직이 정상적인 위치에서 벗어나 인접한 공간으로 튀어나오는 상태를 통칭한다. 일반적으로 복벽의 약한 부위를 통해 발생하며 ▲서혜부 탈장 ▲대퇴부 탈장 ▲배꼽 탈장 ▲절개 탈장 ▲복벽 탈장 등이 있다. 가장 흔한 유형은 복부 탈장이다.

 

탈장의 원인은 워낙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복압 상승이 문제다. 복압을 일으키는 요소도 워낙 많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습관, 기침, 배변 시 과도한 힘을 주는 것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밖에 체중 증가 및 임신 등으로 인한 복압 상승도 탈장을 유발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나이가 들며 복벽이 약해지거나 선천적으로 결합 조직의 약한 사람도 탈장을 겪기 쉽다.

 

권의영 과장은 “탈장 치료는 주로 수술을 통해 이뤄진다”며 “이 때에도 복강경을 활용할 수 있으며 수술을 통해 탈장된 장기를 정상 위치로 되돌리고 약해진 복벽을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탈장은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으며, 방치할 경우 탈장된 장기의 혈액 공급 부족으로 인한 괴사 등의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나면 의료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경산중앙병원은 현재 아티센셜 복강경 수술에 나서고 있다. 아티센셜은 모든 방향으로 꺾이는 다관절 수술기기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CE 인증을 마친 안전한 의료기기다.

 

이는 원격조정이 아닌 의사가 직접 운영하며, 무엇보다 의사의 손과 손목 움직임을 실제 손동작과 비슷하게 구현해 정교하고 안정적인 수술을 돕는다.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활용하면 로봇수술 못지 않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건강보험 적용도 가능해 환자 부담을 낮추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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