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이 7일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유망성이 상당히 높다”고 밝혔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한국석유공사 주최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분석한 모든 유정이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모든 제반 요소를 갖췄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국정브리핑을 통해 경북 포항시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발표했다.
이어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사후브리핑을 통해 “금세기 최고 규모라고 하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에서 나온 규모가 110억 배럴”이라고 언급하며 “실제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와 가스가 나온다면 이 가치는 삼성전자 시가 총액의 5배 정도”라고 강조했다.
아직 가능성일 뿐 실제 개발과 상업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확인하려면 반드시 탐사 단계가 필요하다. 한국석유공사는 이를 확인하기 위한 첫 탐사로 이르면 오는 11월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친 해역에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정부는 140억 배럴의 유량에 대한 근거로 미국 심해평가 전문기관인 액트지오의 분석을 제시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석유공사의 자문요청에 따라 지난 5일 직접 한국을 찾았다. 그가 방한해 직접 설명에 나선 이유는 동해 석유·가스전을 둘러싼 신뢰성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어서다.
아브레우 박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당 유정에 트랩이 존재할 잠재력이 있고, 탄화수소가 누적돼 있을 잠재력이 있다는 뜻"이라며 "이런 유망성을 보고 이미 세계적인 석유 관련 회사들이 크게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석유가 실제로 매장돼 있는지 전망하기 위해서는 기반암, 저류층, 덮개암, 트랩 등 4가지 구조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해 심해에서 이 같은 요소들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석유·가스전의 성공률로 '20%'의 수치가 제시된 것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액트지오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앞서 액트지오의 본사가 미 텍사스 휴스턴의 한 가정집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며 신뢰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링크드인에 따르면 액트지오는 2017년 설립됐고, 개인이 운영하는 회사로 직원은 2~10명 정도다.
아브레우 박사는 ‘소규모 컨설팅 업체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분석하는 게 일반적인 일 인지’를 묻는 말에 “흔한 일이고 인더스트리의 스탠더드라고“라며 “저희 같은 소규모 컨설팅 리서치 회사는 실제로 시추를 담당하는 회사가 아니고 어떤 데이터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 회사다. 거의 모든 관련 기업들은 데이터 해석을 위한 인력 3~5명 정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