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반도체] 반도체 업계 ’뜨거운 감자’ HBM-CXL

SK하이닉스의 HBM3E 제품. SK하이닉스 제공

 최근 인공지능(AI)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CXL(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이 반도체 업계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HBM은 ‘High Bandwidth Memory’의 약어로 기존 메모리 반도체보다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어 많은 정보를 고속으로 처리해야 하는 AI 시대에 필수적인 요소로 평가받는다.

 

 HBM은 ‘고속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아파트’에 비유된다. 아파트는 수직으로 쌓아 올린 D램을 뜻하고, 고속 엘리베이터는 켜켜이 쌓은 D램 내부를 관통하는 전극으로 위아래를 연결하는 데이터 전송 통로를 일컫는다. 기존에는 금속 배선으로 D램을 복잡하게 연결했지만, 수직으로 통하는 길을 만들어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렸다.

 

 초기 HBM은 고성능 그래픽 작업을 위해 제작됐으나 AI 등으로 중앙처리장치(CPU)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HBM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AI 반도체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HBM은 내년 전 세계 D램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CXL도 HBM과 함께 AI 시대에 최적화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다. CXL은 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반도체를 한 몸처럼 통합해 데이터 처리 속도와 용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HBM 기술이 D램을 고층 빌딩처럼 쌓아 올리는 것이라면, CXL은 도로를 획기적으로 확장해주는 기술이다. AI, 머신러닝 등 고속의 데이터 처리가 요구되는 차세대 컴퓨팅 시장을 열 수 있는 제품이다.

 

 CXL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는 글로벌 CXL 시장이 2028년에는 158억 달러(20조원)까지 성장해 지난해(170만 달러)보다 9300배나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HBM이 아파트라면, 지능형 반도체는 ‘주상복합’에 빗댈 수 있다. ‘주거’(HBM)와 ’업무·상가’(CPU·GPU) 등이 하나로 합쳐지는 개념이다. 지능형 메모리는 ▲PNM(Process Near Memory) ▲PIM(Process In Memory) ▲CIM(Computing In Memory) 순으로 발전 로드맵이 구체화하고 있다. 하나의 장치 안에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동시에 존재해 속도를 높인다.

 

 그다음은 아예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에 일부 계산 기능을 맡기는 형태로 발전할 전망이다. 궁극적으로는 메모리가 프로세서와 결합된다. 그러면 메모리가 프로세서에 명령을 내리는 ‘지휘자’가 될 수 있다.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의 경계가 완전히 무너지는 셈이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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