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자주 온다”…AI 열풍에 뜨거운 K반도체

충남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혹한기 지났다…기지개 켠 반도체 훈풍.’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발표한 실적에 달린 수식어들이다.

 

조금씩 반도체 사업이 살아나고 있다. 업계가 실적 청신호를 켠 것에 더해 인공지능(AI) 필수 반도체로 불리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업황 전망이 밝아졌다. 

 

1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3E(5세대) 12단 등 차세대 HBM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로 올해 HBM 수요 성장률 은 200%, 내년에는 400%로 예상된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HBM 공급량이 작년 대비 3배 이상 확대됐다고 했고, SK하이닉스는 내년까지 HBM 물량이 완판됐다고 밝혔다.

 

수출도 날개를 달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4월 반도체 부문 수출액은 99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기 53.9% 늘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다. 메모리의 고정 거래가격 상승과 HBM 등 고부가 품목 수요 증가에 따른 효과라고 과기정통부는 분석했다.

 

수요처 확대가 그 기반이다. PC와 스마트폰을 넘어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 자율주행 등으로 전장화됨에 따라 반도체에 대한 요구가 다방면에서 증가하고 있다. 때문에 반도체 주기(사이클)가 크게 짧아질 것이란 관측도 들린다. 통상적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평균 4~5년을 주기로 2년 연속 이어지지만, 최근 반도체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면서 주기가 짧아지고 변동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갈수록 고성능·고효율·초소형 반도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는 초미세 공정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0년 45나노(㎚·10억분의 1m)에서 현재 한 자릿수로 나노 단위를 줄인 업계는 1나노 공정에서 속도전을 내고 있다. ‘크기는 작지만 고성능인 제품’을 만들기 위한 미세공정을 누가 먼저 개발하느냐의 경쟁이다. 현재 TSMC, 삼성전자, 인텔 등 업계는 1나노 단위에서 소수점 전쟁을 치르고 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