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고객만족도 평가서 15년 만에 최하 등급 받은 까닭

종전 평가지표 ‘생활금융교육’·‘예금보험료수납’에 '착오송금반환지원제도' 신설
신설 지표서 목표치 미충족…"회수비용·반환소요시간 관련 민원 영향"
낮은 고객만족도 평가 등급, 향후 경영평가실적 악영향 불가피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

 

지난해 예금보험공사가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최하 등급인 ‘미흡’ 평가를 받았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후 예보가 가장 낮은 등급에 위치한 건 2008년 이후 15년 만이다. 새로 평가 지표에 포함된 ‘착오송금반환지원제도(잘못 보낸 돈 되찾기 서비스)’ 항목에서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게 낙제점을 받은 가장 큰 이유다. 대국민서비스를 제공하는 예보로선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예보, 작년 고객만족도 평가 최하 등급…15년 만에 처음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해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최하위 등급인 ‘미흡’ 등급을 받았다. 조사 대상 준정부기관 52곳 중 예보는 근로복지공단·한국고용정보원·한국교통안전공단·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한국사회보장정보원·한국산림복지진흥원·한국연구재단·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함께 고객만족도가 가장 낮은 기관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이번 조사는 13만94개 표본을 대상으로 올해 1월 17일부터 3월15일까지 진행됐다.

 

예보는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늘 양호한 성적을 받았다.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를 ‘S’, ‘A’, ‘B’, ‘C’ 등 네 등급으로 매기던 시절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A’ 등급을 받았다. 2014년과 2015년엔 2년 연속 ‘S’ 등급을 받기도 했다. 당시 예금자의 미수령배당금 조회시스템을 구축해 국민의 재산보호 강화한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결과다. 

 

물론 예보의 공공기관 고객만족도가 나빴던 적도 없진 않았다. 2008년엔 관련 조사에서 ‘미흡’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2009년, 2010년, 2011년 조사에선 ‘양호’ 등급을, 2012년 조사에선 가장 높은 등급인 ‘우수’ 등급을 받았다. 조사 방식이 목표달성도에 따라 지금처럼 ‘우수’, ‘보통’, ‘미흡’ 등 세 단계로 개편된 이후에도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예보는 관련 조사에서 2021년엔 ‘보통’ 등급을, 2022년엔 가장 높은 ‘우수’ 등급을 받았다.

 

◆목표치 높았던 착오송금반환지원제도…국민 기대치 충족 실패 지적도

 

지난해 예보가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낙제점을 받은 건 착오송금반환지원제도가 평가 기준에 새로 포함된 영향이 크다. 2011년 7월부터 시행한 신규 사업임에도 높은 목표치를 부여받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최하 등급을 피하지 못했다는 게 예보의 설명이다. 앞서 2022년 실시된 예보에 대한 업무 유형별 고객만족 수준은 ‘생활금융교육’과 ‘예금보험료수납’ 항목에서 각각 ‘B’ 등급과 ‘C’ 등급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당해 목표치 대비 높은 달성도를 인정받아 예보는 목표달성 ‘우수’ 등급을 받는 데 성공했다.

 

착오송금반환지원제도가 국민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한 측면도 있다. 예보 관계자는 “신청 즉시 반환받을 거라는 기대에 반환지원을 신청했다가 반환을 위한 소정의 회수비용 및 한 달 반가량의 반환소요시간이 뒤따른다는 점에 불만을 표출하는 분들이 다수 있다”면서 “민사소송 대비 부담이 적지만 공공기관을 향한 국민의 기대가 큰 만큼 제도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보는 모바일을 통한 착오송금 반환 신청이 가능하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 결과는 경영실적평가에도 반영된다. 한 금융공공기관 관계자는 “과거 대비 경영평가에 반영되는 배점이 줄었지만 평가 대상 기관 간 등급이 매년 근소한 차이로 갈린다”면서 “이 때문에 각 공공기관들은 고객만족도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공공기관 간 높은 등급을 둔 경쟁 과열을 막고자 2020년 조사때부터 경영실적평가 배점을 기존 1점에서 0.5점으로 낮췄다.

 

예금보험공사 다동 본사 전경. 사진=오현승 기자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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