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잡해 보이지만 체계화돼 있네?’
요즘 도로에는 녹색번호판(2006년 10월까지 발급)을 비롯해 가장 최신 번호판인 반사필름식까지 혼재돼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자동차 번호판은 색상별, 숫자별로 의미하는 바가 다르다. 연료까지 구분하도록 돼 있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흰색번호판은 일반 비영업용 차량, 노란색 번호판은 영업용 차량, 하늘색 번호판은 100% 전기차 및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을 의미한다. 복잡하게 보이지만 알고 보면 꽤 체계화돼 있는 번호판의 세계다.
◆흰색 번호판
흰색 바탕인 번호판으로 일반 승용차 외에도 대여사업용(렌터카), 경찰차, 구급차, 소방차 등 비영업용 차량에 발급한다. 최근엔 차종기호가 늘어나고 디자인 역시 변화했다. 8자리 페인트식 번호판 및 반사필름식 번호판이 각각 2019년 9월 및 2020년 7월부로 시행됐다. 특히 반사필름식은 재귀반사 기술을 적용해 시인성을 높였으며 대한민국(KOR) 표시를 했다. 뿐만 아니라 차종기호가 기존 2자리에서 3자리로 늘어났다. 렌터카는 여전히 ‘하, 허, 호’의 용도기호를 넣는다. 2019년 9월 이전에 등록했던 차량 역 새 번호판으로 바꿀 수 있어 번호판 자체로만 연식을 구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노란색 번호판
흰색 번호판 다음으로 많이 보이는 번호판으로 택시와 버스를 비롯해 영업용 차량에 쓰인다. 용도기호에는 ‘바, 사, 아, 자’가 쓰이고, 택배차량에는 ‘배’가 쓰인다. 용도기호에 지역이 표기돼 있는 게 특징으로 2014년부터는 소유주가 바뀌거나 이사를 하더라도 번호판을 굳이 바꾸지 않아도 된다.

◆하늘색 번호판
친환경 차량 즉,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 및 수소 연료로 운행하는 차량을 구분하기 위한 목적으로 2017년 5월부터 시행됐다. 진하늘색 배경에 검은색 글씨, EV로고, KOR 표시를 했다. 다만 전기·수소차량이어도 경찰·소방·구급 및 영업용, 전기·건설기계에 해당한다면 해당 번호판을 발급하지 않는다. 시행 초반에는 하단 보조판에 전기차를 뜻하는 ‘Electric Vehicle’이 아닌 ‘Electronic Vehicle’이라고 적어 수거 조치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건설기계용 번호판
1976년 이후 큰 변화 없이 양식을 이어오고 있다. 상단에 지역을, 하단에는 차종기호, 한글, 등록번호 순으로 기재한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영업용은 주황색 바탕에 흰색 글자를, 자가용일 경우에는 녹색 바탕에 흰색 글자를 사용한다. 또 관용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를 넣는다. 2019년부터는 지역명을 없앴으며 전면부 가로번호판이 등장했다. 또 2022년 11월에는 영업용은 주황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 자가용과 관용 기계는 통합해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를 기재한다. 용도기호는 001(불도저), 002(굴착기), 003(로더), 004(지게차) 등 기종을 의미한다.
◆기타
이외에도 다양한 번호판이 존재한다. 정식 번호판을 발급 받기 전 임시번호판을 사용하기도 하며, 군용차량에는 ‘육, 공, 해, 국, 합’ 등의 용도기호를 발급한다. 외교 관련 차량에는 ‘외교, 준외, 대표, 외빈’ 등의 용도기호를 넣으며 국제회의 기간에는 특별번호판을 제작한다. 미군기지 내 개인 차량에는 미국에서 사용하던 민간차량 번호판을 그대로 부착하기도 한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