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침투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스마트폰을 넘어 집안에 설치되는 가전 곳곳에 탑재돼 보다 높은 삶의 질을 선사한다. 가전업계는 올해 AI를 적극 도입하는 원년으로 삼고 진화된 기기들을 지속 선보일 계획이다.
◆‘스마트+공간 효율성’ 고루 갖춘 세탁건조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가 적용된 세탁건조기를 출시하며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업그레이드된 편의성에 벌써부터 소비자의 관심이 뜨겁다.
20일 삼성전자는 지난달 24일 출시한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가 출시 3일 만에 판매량 1000대, 12일 만에 누적 3000대를 돌파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합쳐진 일체형 제품으로 설치 공간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다재다능한 AI 기능을 구현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비스포크 AI 콤보는 고성능 칩과 타이젠 OS(운영체제)를 기반으로 7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를 제공해 다양한 생활편의 기능을 지원한다.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통해 TV, 냉장고 등 다른 가전을 제어할 수 있고 3D ‘맵뷰’로 집안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AI 음성비서 ‘빅스비’를 활용한 기기 제어도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AI 진동소음 저감 시스템 ▲AI 맞춤코스 ▲AI 절약 모드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LG전자도 최근 AI 기술이 적용된 세탁건조기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선보였다. 제품에는 ‘딥러닝 AI DD모터’가 탑재됐다. 이는 내부 드럼의 회전속도를 정교하게 조절해 6모션으로 맞춤형 세탁·건조를 구현한다. 의류 재질에 따라 최적의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다. LG전자는 “특히 AI 모드를 사용하면 3㎏의 세탁물(면 50%, 폴리에스터 50%)을 세탁부터 건조까지 99분에 마무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화질 자동 업스케일링’ TV
TV 제품도 진화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2024년형 네오 QLED·삼성 올레드 TV 신제품을 출시하며 ‘AI TV 시대’를 선언했다.
2024년형 네오 QLED 8K에는 전년 대비 8배 많은 512개 뉴럴 네트워크와 2배 빠른 NPU(신경망처리장치)를 가진 ‘3세대 AI 8K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이는 저해상도 영상을 8K급으로 업스케일링해 더욱 선명한 화질을 구현한다. 3차원 깊이감을 더하는 ‘명암비 강화 프로’ 기능과 스포츠 종목을 자동 감지해 공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정하는 ‘AI 모션 강화 프로’도 지원한다.
사운드 기술에도 AI가 적용돼 목소리가 배경음에 묻히지 않고 명료하게 전달하는 ‘액티브 보이스 프로’, 몰입감 높은 사운드를 제공하는 ‘무빙 사운드 프로’ 기능을 제공한다.
2024년형 올레드 TV도 업그레이드됐다. ‘2세대 AI 4K 프로세서’가 탑재돼 저해상도 영상을 4K 급으로 업스케일링해 준다. 또 ‘올레드 HDR 프로’ 기능을 통해 AI가 밝기를 조절해 화면 대비를 극대화해 준다.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은 “초정밀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그동안 온디바이스 AI 등에 대한 R&D 투자를 꾸준히 진행해왔다”며 “TV가 집안의 여러 기기를 하나로 묶는 ‘AI 홈’의 중심이 돼 제품 간 시너지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2024년형 LG 올레드 TV와 QNED TV를 내놓으면서 AI TV 시장에 진입했다. 올해 LG TV의 핵심 요소가 ‘AI 성능 강화’라고 내세울 정도다.
신제품 중 올레드 에보 시리즈에는 기존 대비 4배 향상된 AI 딥러닝 성능을 갖춘 ‘알파11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프레임 내 픽셀 단위로 영상을 분석해 화질을 업스케일링한다. 넷플릭스, 애플TV+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콘텐츠까지 실시간으로 업스케일링하는 기능은 LG TV 중 최초다. 음향 역시 기존 ‘알파9’ 프로세서 대비 주변 음향을 담당하는 2개 채널이 추가돼 더 풍성한 공간 사운드를 들려준다. 배경음에 가려진 등장인물의 음성도 선명하게 보정한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