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이 없으면 일상이 마비되는 세상이 됐다. 이 흐름을 타고 금융업계는 지금까지 제각각 운영되던 계열사 앱을 한곳에 모은 ‘슈퍼앱’으로 발전시키며 서비스 제공 범위를 넓히는 모습이다.
여기에 맞서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의 플랫폼 기업도 기존 사업에서 금융업으로 확장하며 대항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이른바 ‘네·카·토’의 진화가 민첩해지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초개인화 콘텐츠 추천을 강화하며 개인의 취향에 초점을 맞춘 네이버 앱을 새롭게 선보였다.
초대규모 인공지능(AI)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용자 관심 영역과 연관성이 높은 콘텐츠를 추천하고, 새로운 관심사를 편리하게 발견할 수 있는 경험을 강화했다.
특히 네이버페이는 사용자들에게 일상에 가장 많이 찾는 금융 앱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는 포부를 담고, 지난해 말 기존 결제와 자산관리를 넘어 증권, 부동산 서비스까지 담은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밝혔다.
과거 네이버페이는 현장결제와 마이데이터 기반의 자산관리에 집중했다면 앱 개편으로 증권, 부동산 탭을 통해 금융 콘텐츠로 서비스 제공 영역을 넓혔다. 결제와 자산관리, 증권과 부동산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 네이버 앱과 네이버페이 모바일 웹의 인터페이스를 개편한 방향성이 네이버페이 앱에 확대 적용했다.
카카오는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통해 자리 잡았다.
카카오의 협약 계열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 등은 카카오톡만 들어가면 해당 앱과 바로 연결되며 일상생활과 가까운 서비스를 확장 시키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결제, 송금, 대출을 비롯해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카카오페이증권 서비스인 보험, 카드, 계좌 등 금융 상품 비교와 투자, 자산관리까지 다양한 금융사의 서비스와 상품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또한 복합한 금융을 쉽게 이해하기 위한 일반상식과 경제 분야의 최신 소식 등을 소개하며 사용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여러 금융사의 앱을 일일이 들어가서 이용했어야 하는 서비스들을 카카오페이 앱 한 곳에서 매우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앱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개인이 자주 쓰는 서비스와 정보를 탐색한 후 추천 AI 기술을 적용해 이를 자동 배치함으로써 쉽고 간편하게 앱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토스는 지난 2015년 공인인증서 없는 송금서비스인 간편송금을 선보인 이래, 현재 증권, 은행, 보험 등 금융의 거의 전 영역을 토스 앱 하나로 제공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누적 가입자는 2600만명으로, 토스는 이제 국민 2명 중 1명이 이용하는 서비스이자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토스 앱은 은행, 증권, 보험을 포함한 70여개 이상의 혁신적인 금융서비스와 연령과 상관없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 등이 앱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주민등록등본 발급과 같은 공공서비스, 금융생활의 편리를 더해줄 모빌리티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단순히 서비스 개수만 많은 게 아니라, 각 서비스 영역을 고도화하고 유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한 게 혁신의 결과로 평가된다.
토스 관계자는 “2020년 ‘금융 슈퍼앱’ 이라는 개념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용어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현재 비금융 분야로 확장한다는 맥락보다는 금융소비자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릴 만한 플랫폼이 되도록 서비스 고도화 전략을 고민 중”이라면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것도 이러한 측면에서 봐달라”고 설명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