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계일학이다. 토요타의 고급 미니밴 알파드는 RV(레저용 차량)시장이 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일본에서 2002년 최초 출시 된 해당 차량은 고급 미니밴의 대명사로 꼽히며 국내에는 지난해 말 4세대 모델을 내놨다. 2열은 마치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를 연상케 하기에 충분했다. 뿐만 아니라 운전자에게도 다양한 편리기능을 제공해 피로감을 줄이며 팔방미인 매력으로 다가왔다. RV시장에서 알파드란 고급 선택지가 주목을 받는 이유다.
최근 2박3일 동안 서울 시내 및 지방 고속도로, 고속국도 등을 직접 주행해본 결과, 장거리 운행에도 발군의 능력을 발휘했다. 또 앞서 시승행사에서 쇼퍼 드리븐 체험을 통해 2열을 경험해본 바 있다. 이를 종합했을 때 주행 성능 및 다양한 편의 기능으로 운전자 및 승객 모두에게 궁극의 만족감을 선사했다.

◆최고의 쇼퍼 드리븐 차량
알파드의 최대 장점은 빼어난 승차감과 거주성이다. 이에 쇼퍼 드리븐(운전기사가 운전해주는 것) 최상의 차로 떠올랐다. 2.5ℓ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고 롱-스트로크 설계로 저속과 고속 모두 쭉쭉 뻗어 나가는 토크감이 느껴진다. 이는 앳킨슨 사이클 엔진 및 강력한 전기 모터와 니켈 수소 배터리가 결합해 250마력의 힘을 뽑아내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명가다운 기술력이다.
뿐만 아니라 저중심 설계의 고강성 차체인 TNGA 플랫폼을 적용했으며 시트 쿠션 프레임에 진동 방지 고무 부싱을 넣어 작은 진동까지 잡아냈다. 요철에 대한 진동 발생에 따라 흡수력을 조절하는 감응형 쇽 업소버를 채택해 고급 승용차와 견줄 정도의 편안함을 가져다준다.
변속 충격 역시 전자식 무단 변속기(e-CVT)를 적용해 엔진과 모터 사이의 변속 간극을 최저치로 끌어내렸다. 영리한 구동 방식도 빛을 발한다. 필요시에만 뒷바퀴를 구동하고 평소엔 전륜 구동으로 달린다. 전륜 및 후륜 구동력을 100:0부터 20:80까지 자동 배분해 눈·빗길 및 경사로, 거친 노면 등에서도 두려움이 없다.

◆퍼스트 클래스를 연상케 하는 2열
2열은 퍼스트 클래스를 연상케 한다. 최고급 나파 가죽 시트를 적용했으며 480㎜ 롱슬라이드 시트 적용으로 승용차에서는 느낄 수 없는 광활한 공간감이 느껴진다. 열선 및 통풍, 전동 틸트, 리클라이닝, 다리 받침 기능과 공기압을 이용한 지압 기능을 통해 이동 중 최적의 휴식을 제공한다. 특히 각종 기능 등을 조절하기 쉽게 스마트폰 형태의 컨트롤러를 탑재해 공조, 조명, 선셰이드, 오디오 및 시트 등의 기능 제어가 손쉽게 가능하다.
빈 좌석을 감지해 송풍 범위를 자동으로 변경해주며 슬라이딩 도어에 에어 커튼을 적용해 이질적인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했다. 안전 하차 어시스트를 적용해 하차 시 이륜차 등과의 충돌을 사전에 감지한다.
2개의 220V 단자 및 C타입 USB 포트, HDMI, 무선 충전 패드 등을 구비해 스마트폰 충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자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


◆우려는 편리함으로 돌아오다
미니밴을 처음 경험하는 이들은 전장 5000㎜가 넘는 길이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지원군이 든든하다. 파노라마 뷰 모니터뿐만 아니라 디지털 리어뷰 거울로 좁은 사이드 주차 및 어두운 밤에도 활용도가 높다. 2박3일 동안 생경한 주차공간에서도 이들의 부담 없이 원활한 주차가 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전폭(1850㎜)이 작아 2000㎜에 육박하는 경쟁 차량들에 비하면 좁은길에서도 쉽게 운전할 수 있다.
연비 역시 발군이었다. 에코모드로 고속도로 위주로 정속 주행 시 토요타가 발표한 13.5㎞/ℓ의 연비를 훨씬 웃돌았다. 시내 정체 시에는 EV모드를 적용하는 것도 연비팁이다.
특히 장거리 운전에도 피로감이 덜하다.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을 적용하며 기본적으로 앞차와의 거리뿐만 아니라 정차까지 원활하다. 전방에 차량이 없을 때는 설정한 속도에 맞춰 다시 주행한다. 뿐만 아니라 시내 정체구간에서도 유용하게 사용 가능하다.
건조감 없는 실내 공조 또한 뛰어나다. 촉촉함 유지 및 제균, 탈취 기능이 뛰어난 나노이(nanoe) 기술을 공조 시스템에 도입해 장시간 환기를 거치지 않고서도 쾌적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버스전용차로 진입 불가는 가장 큰 아쉬움으로 꼽힌다. 현재 경부·영동고속도로 일부 구간에서 버스전용차로제를 실시 중이다. 대상 차량은 9인승 이상 승용자동차 및 승합자동차(승용자동차 또는 12인승 이하의 승합자동차는 6인 이상이 승차한 경우에 한함)로 7인승인 알파드는 진입 불가다. 또 개방되지 않는 선루프와 2열 디스플레이에서 유튜브를 바로 볼 수 없는 점(미라캐스트 연결 시 가능)도 아쉽다.
끝으로 VIP용을 표방한 만큼 높은 가격대(출고가 9920만원)를 형성한다. 경쟁 체급은 현대 스타리아,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 혼다 오딧세이를 비롯해 자사의 시에나정도다. 이들 차종보다는 럭셔리를 추구하면서 최대 3000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반면 토요타는 알파드를 일본 내수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총 6개의 모델로 세분화해서 판매 중이다. 이에 국내에서 VIP 이미지를 구축한 뒤 하위 모델들로 스펙트럼을 넓혀갈지 토요타코리아의 관련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