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커머스의 습격] 짝퉁에 환불 불가까지…알리, 갈수록 불만 폭주

14일 알리 앱을 통해 ‘삼성 갤럭시 워치’를 입력하자 짝퉁 제품들이 검색된 모습. 알리 앱 캡처

 

30대 직장인 A씨는 알리에서 정품으로 둔갑한 삼성 갤럭시 워치를 진품인 줄 알고 샀다가 낭패를 봤다. 특히 환불 절차가 까다로워 울며 겨자 먹기로 사용하기로 했지만 얼마 안 가 고장 나 하소연할 때도 없었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갈수록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품으로 위장한 짝퉁 판매 및 환불 절차의 까다로움이 주요 요인이다.

 

알리는 지난해 12월 짝퉁 근절을 위해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하는 ‘프로젝트 클린’을 발표했다. 또 한국 브랜드 보호 전담팀을 구성하고 ‘미스터리 쇼퍼’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미스터리 쇼퍼란 고객으로 가장하고 물건을 구매하면서 직원의 서비스와 상품의 질 등을 평가하는 사람을 뜻한다.

 

아직 달라진 건 없다. 알리 앱을 통해 ‘명품 액세서리’를 검색하자 샤넬과 디올을 본 떠 만든 가짜상품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삼성 갤럭시 워치’라고 입력하자 정품을 본 떠 만든 중국산 스마트 워치가 나열됐다.

 

최근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알리 관련 소비자 불만은 2022년 93건에서 지난해 465건으로 400% 폭증했다. 특히 올해 1월에만 150여건이 접수됐다. 복잡한 절차 때문에 저가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의 경우 환불을 포기한다. 이 점을 감안하면 실제 소비자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고객센터와의 전화 연결이 원활하지 않고 챗봇 상담 역시 한국어 소통 능력이 떨어진다.

 

문제 해결 요청시 발신전용 이메일만 반복적으로 받았다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피해구제 현황을 살펴보면 107건 가운데 중재요청을 통한 환급 25건, 계약이행 8건, 합의불성립 14건, 미회신으로 인한 처리 불가가 60여건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은 “해외사업자는 국내법을 위반해도 이를 규제할 법적 근거가 없어 향후 소비자 피해예방이나 피해처리를 위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신속하게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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