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싸다고?’
14일 모바일 시장분석 기관 와이즈앱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는 지난해 한국인 사용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 순위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 ‘초저가’라는 무기가 소비자들에게 큰 메리트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알리와 테무는 중국 내 생산자와 직접 거래하며 중간 유통 마진을 줄임으로써 보다 낮은 가격을 제공한다. 이로 인해 소비자는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훨씬 저렴하게 얻을 수 있다.
물론 의료나 건강 상품 등 품질이 중요한 상품은 가격보다 질적 비교가 우선된다. 하지만 건전지나 티슈, 식기류 등 가벼운 생필품은 국내 온라인 쇼핑몰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해 이용자들의 소비를 부른다. 일례로 테무에서는 상업용 티슈 12롤 세트가 3~4000원대로 판매된다.
특히 플랫폼에서 처음 구매할 때 주는 혜택이 무기가 됐다. 현재는 사라졌지만 알리는 한때 첫 구매 혜택으로 ‘꽁돈대첩’ 카테고리에 올라와 있는 상품을 100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판매하곤 했다. 이는 초기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테무도 국내 진출 초창기라는 점을 고려해 일부 제품을 몇백원대에 판매하는 등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했고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쇼핑 편의성 개선도 한몫했다. 알리는 국내 마케팅·물류 등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서비스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CJ대한통운 등과 제휴를 맺고 5일 내 빠른 배송을 보장하고, 결제 역시 지난해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와 연동을 마치는 등 간소화하며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테무 역시 ‘모든 주문 무료 배송’이나 ‘90일 이내 무료 반품’을 내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더욱이 테무는 앞서 알리가 기반을 다진 덕에 국내 진출이 보다 용이하다.
해외 직구시 요구되는 복잡한 절차가 간소화 됨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의 직구 저항감도 줄어들었다. 과거에는 해외 물품을 구매하려면 배송대행지를 지정하고 개인통관부호를 따로 넣는 등 절차가 있었다. 하지만 알리나 테무는 개인통관부호만 입력해 놓으면 국내 쇼핑앱처럼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두 기업은 지속해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쌓기 위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개인정보 보호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테무는 14일 “세계 최고의 시험인증기관인 데크라의 심사를 통과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보안 평가(MASA) 인증을 획득했다”며 “사용자를 위한 최고의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발표했다.
알리는 이미 지난해 “한국 기업 지적재산권과 소비자 권익 보호 위해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들이 우려할 수 있는 부분들을 개선해나가는 점에서 안심과 신뢰를 얻어 사업에 긍정 작용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바라봤다.
여기에 더해 알리, 테무 모두 모기업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알리는 시총 240조의 알리바바그룹 산하에 있고, 테무는 시총 260조원의 판둬둬 기업 아래 계열사다. 마음만 먹으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국내 마케팅·물류를 강화할 수 있다.
알리는 모기업의 지원으로 1월19일부터 2월1일까지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대회 공식 스폰서로 활약하기도 했다. 독점 라이선스 온라인 스토어를 열고 마스코트인 ‘뭉초’ 인형 등 굿즈를 판매했다. 리온 씨에 알리바바그룹 올림픽 비즈니스 총괄 대표는 올림픽 개최 전 간담회에서 “알리바바 그룹은 2017년부터 올림픽 세계 파트너로서 올림픽 게임을 전자 상거래 서비스를 통해 디지털 시대에 맞게 변화시키는 데 동참하기로 했다. 알리익스프레스 등의 비즈니스를 통한 다양한 방법으로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게임에 힘을 실어줄 계획”이라며 자회사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자청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