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 모금]"오르면 내린다"…시소타는 환율과 주가

국내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 31%
외인 매수시 원화 환전…환율 감소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투자에 관심을 갖다 보면 원·달러 환율이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되고 모든 경제 변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환율은 주식과도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주식투자를 한다면 환율의 상승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는 말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다만 환율 변동성에 대한 이해가 어려워 환율과 주가 연관성에 대해 헷갈려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이에 25일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환율과 주가의 관계성에 대해 짚어봤다.

 

 환율은 달러의 가격을 나타낸다.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환율이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돈의 가치는 떨어지는 것이고 환율이 하락하면 우리나라 돈의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환율이 상승했을 때는 원화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평가절하, 하락했을 때는 원화가치가 상승했기에 평가절상이라고 한다. 

 

 환율이 오르면 국내 수출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좋아지면서 수출이 늘어나고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이 많아지면서 환율은 다시 떨어지게 된다. 반대로 경상수지 적자가 늘면 환율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면서 다시 환율이 상승하는 시기가 온다. 전문 용어로 환율은 ‘평균회귀(mean reversion)’ 성향을 지니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주식은 평균 수준으로 수렴하기보다는 위아래로 발산하는 형태를 나타낸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환율이 오르면 주가가 하락하고 반대로 내리면 주가는 상승한다.

 

 환율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은 코스피 전체 시가 총액의 30.8%에 달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21일 기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7조654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매수 우위를 보인데 이어 2012년 같은 기간(10조3512억원)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이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입할 때는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하기에 환율은 떨어질 것이다. 반대로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를 떠날 때는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율이 오르게 된다. 만약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증시 반등이 언제쯤 올지 전망할 때 주가 그래프만 놓고 보면 답을 찾기가 쉽지 않다. 대신 주가 그래프 옆에 환율 그래프를 함께 놓고 환율 전망을 참고하면 주가 반등 시기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최근 상황을 보면 환율은 연일 최고점을 달성하고 있다. 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37.1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미국의 추가 긴축에 대한 우려와 미·중 갈등 등에 따른 위안화 약세, 무역수지 적자 등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 약화, 한중 외교갈등에 따른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이 원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환율이 상승할 경우 외국인들은 환손실 우려로 하루라도 빨리 국내 주식 시장에서 돈을 빼려고 할 것이다. 앞으로도 환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가정하면, 외국인 입장에선 국내 주식을 오래 보유할 이유가 없어진다.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유출되는 속도가 빨라지면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해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 발표와 추가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신흥국 통화 약세, 외국인 매물 출회 확대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장중 8원 이상 급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주말간 달러는 경제지표 호조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통화긴축 격차 축소 기대에 하락했으나 원화, 위안화, 싱가포르 달러 등 주요 아시아 통화는 연준의 추가 인상 우려를 반영해 약세를 보였다”며 “더욱이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로 주식시장 투심이 위축되며 위험통화에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연장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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