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준의 독한S다이어리] KT 경영 공백… 작은 곳부터 샌다

 KT 경영진 공백 문제점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직원 간의 폭언 사건 방치가 드러났고, 이에 기업 조직력과 이미지 제고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T 윤리경영실은 지난 7일 ‘가’ 지역본부에 근무하는 A씨로부터 “동료 B씨로부터 폭언과 폭행 위협을 당해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지사장 등에게 알렸지만 방치되다 불합리한 인사 조처를 겪었다”는 내용의 신고를 접수했다고 11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KT 측은 “신고가 접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KT 신임 CEO 선임 과정에서 혼란을 겪었던 3개월 전에 발생했다. 신고 내용에 따르면 A씨는 올 초 동료 B씨로부터 욕설을 포함한 폭언과 폭행 위협을 당하자 팀장, 부장을 거쳐 지사장과 면담했다. 그런데 당시 해당 지역본부 지사장은 “지금 조치해서 소문이 나면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으니 3∼4월 (지사장)거취가 정해지면 조치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A씨는 주장했다.

 

 그런데 지난달 말 박종욱 대표 대행이 KT 비상 경영을 맡은 뒤 상황이 지사장의 약속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졌다. 자리를 보전한 지사장은 A씨를 포함해 B씨까지 모두 타지점 근무로 발령을 냈다. 두 직원뿐만 아니라 팀원 대다수가 타지점으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이에 A씨는 부당한 인사가 이뤘다고 신고한 것이다.

 

 경영진 공백이 기업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조직이 구심점을 잃게된다는 점, 또 전략적 의사결정의 부재 또는 지연, 그리고 조직력 약화이다. KT는 초유의 경영진 공백이 발생한 이후 박종욱 대표 대행이 맡으면서 구심점 잃게 된다는 문제점과 전략적 의사결정의 부재를 최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력 약화는 현재로서는 막을 길이 없어보인다.

 

 현재 KT는 통상 연말 인사를 내는데, CEO 선임 과정의 혼란으로 아직도 인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내부적으로 발생한 크고 작은 문제가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갑작스런 CEO 부재로 발생하는 주가폭락 등의 문제로 투자자가 경제적 손실을 입는 것을 우려해 2009년 말 방지책을 마련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각 기업의 이사회로부터 CEO 승계계획의 만들도록 의무화 한 것이다.

 

 하지만 KT와 같은 소유분산 기업은 이러한 승계계획을 마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한국 정부가 앞장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현재 혼란을 야기했다. 이로인해 KT 주가는 올해 초 최고 3만6600원까지 올랐다가 지난 3월말 정기주주총회가 열리기 직전까지 종가기준 2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11일 현재 3만950원으로 소폭 상승했지만,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해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지속적으로 준다면 투자자는 다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 공백이 길어질수록 기업에 미치는 악양향은 커질 수 밖에 없다”라며 “하지만 KT는 언제 경영진 공백을 마감할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권영준 기자 young070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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